(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 삼척 도계가 검은 광산 도시에서 생명을 살리는 의료클러스터로 재도약에 도전한다.
28일 도에 따르면 삼척 도계광업소는 1936년 개광 이후 90년간 4천300만t의 석탄을 생산하며 국가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한국전쟁 이후인 1960년대는 국제 경제개발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석탄을 공급하며 삼척 경제의 중추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석탄산업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도계지역 12개 탄광 가운데 10개가 문을 닫았다.
올해 6월 말에는 대한석탄공사 산하의 마지막 탄광인 도계광업소마저 문을 닫으면서 국영 탄광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로써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석탄산업의 역사는 이제 지역 산업사 속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도계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도는 폐광 이후 삼척 도계의 인구 감소와 일자리 축소 등 지역 붕괴를 우려해 2023년부터 경제진흥사업 계획을 통해 '중입자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의료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
이 결과 지난 8월 20일 3천603억원이 투입되는 경제진흥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라는 큰 관문을 통과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도계광업소 부지를 중심으로 암세포를 정밀 파괴하는 첨단 의료기기 중입자 가속 암 치료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시설은 국내에는 연세암병원만 운영 중인 희소 시설이다.
완공 시 지역·공공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물론 체류형 치유·관광 벨트 확장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도계지역에 약 1조4천800억원의 경제효과와 1만8천500명의 고용효과를 통해 첨단 의료 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같은 삼척 도계의 도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26일 도계 광업소 일원에서 열렸다.
'도전은 계속된다. Begin Again'을 주제로 한 행사에는 김광래 도 경제부지사, 박상수 삼척시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철규 국회의원을 비롯한 도·시의원과 지역주민 1천여 명이 참석했다.
김광래 도 경제부지사는 기념식에서 "도계 광부들의 희생과 역사를 기억하는 자리이자, 도계가 새로운 희망과 도전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며 "도는 지역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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