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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본부장은 지난 23일 아세안 경제장관회의 참석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뒤 귀국한 27일 밤 취재진에게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 기간 말레이시아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양자 회담을 갖고 일주일 전 미국 워싱턴 D.C.에서의 면담 이후 일주일 만에 논의를 이어갔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말 한국이 3500억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직·간접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에 최혜국 대우를 주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어진 후속 협의에서 한국은 약속한 투자액 대부분을 한국 기업 투자에 대한 정부 보증 등 간접 투자로 해야 한다고 하는 반면, 미국은 직접투자를 요구하고 있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은 외환보유액의 70%가 넘는 3500억달러를 단기간 내 대미 투자에 활용한다면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며 최소한 원-달러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뉴욕에선 재무 당국을 만나고 (말레이시아에선) 통상 당국이 만나는 등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며 ‘올코트 프레싱(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다”며 “큰 틀의 합의 후 구체화해야 할 부분을 계속 협의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미 관세협상 지연으로 한국 산업계의 수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 본인 계정에 10월 1일부터 의약품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친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최혜국 대우를 받는 반면 우리는 100% 관세 충격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여 본부장은 “아직은 구체적 내용이 안 나온 상황”이라며 “우리도 7월 말 관세협상 합의 때 바이오도 최혜국 대우를 받는 것으로 합의한 만큼 최선을 다해 이견을 좁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한미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에 대해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면서도 “시한에 쫓겨 내용을 희생하거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합의하는 건 생각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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