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대책 없는 TK신공항 2030년 개항 어려울 듯…토지보상 등 절차 지연 우려
취수원 이전, 원점 재검토…도심 군부대 통합 이전도 속도 못내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을 비롯해 도심 군부대 이전, 취수원 이전 등 대구시가 역점 추진 중인 중장기 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들 사업은 재원 확보 등 여러 이유로 당초 계획보다 추진이 지연되거나 계획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로선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2030년까지 군위군 소보면·경북 의성군 비안면 일대에 TK 신공항을 건설하기로 한 가운데 11조5천여억 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시는 사업 기간 지방채를 발행해 정부 공공자금관리기금(이하 공자기금)에서 사업비를 조달한 뒤 군 공항을 건설하고 대구 동구에 있는 기존 K-2 군 공항 후적지를 개발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에 시가 첫 공자기금으로 지난 3월 내년에 필요한 사업비 2천795억원을 정부에 신청했지만 이는 정부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공자기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부터 들어가야 할 토지 보상 계획이 막혀 사업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금 조달이 불투명해지자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7월 "내년 토지 보상 관련 절차가 지연되면 2030년 개항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개항 지연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또 10년 이상 장기간에 10조가 넘는 대규모 사업을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기존 기부대양여 사업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기부대양여 방식 대신 국가재정 사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도 나온다.
이에 시는 최근 토지 보상 단계인 1∼2년은 공자기금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사업에 들어가는 2028년부터는 지방채를 발행해 사업을 추진하되 국비로 보조받는 방법으로 연차별 재원 조달 계획을 새로 짜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신공항처럼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 중인 도심 군부대 이전 사업 역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시는 애초 육군 제2작전사령부 등 대구 도심에 있는 5개 국군 부대를 2030년까지 외곽으로 이전하고 2033년까지 후적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군부대 이전지를 결정하기까지 예정보다 1년 이상 시간이 더 소요됐고 그에 따라 국방부의 마스터플랜 수립이 늦어져 대구시와 국방부 간 합의각서 체결 시기가 올해에서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 때문에 군부대 후적지에 조성될 의료클러스터로 옮겨가기로 했던 경북대병원 등 이전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군부대 이전에 최소 3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공항 건설과 동일한 사업 방식이라 자금 조달이 순탄할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이전하기로 한 사업은 현재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 이후 30년 넘게 해묵은 과제인 대구 취수원 이전 사업은 2022년 대구시와 구미시가 구미 해평취수장을 공동 이용하기로 협정하면서 해결되는가 싶더니 민선 8기 들어 대구시와 구미시 간 갈등을 빚으면서 당시 협정이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이후 시가 안동댐에 대구 취수원을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상주시, 의성군 등 관련 지자체들의 반대에다 지난해 말 계엄·탄핵 정국까지 맞으면서 새 정부 과제로 넘어왔고 새 정부가 이를 전면 재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시는 안동댐 이전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면서도 이전 합의안인 구미 해평취수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최근 구미시가 대구 취수원으로 구미보 상류를 제안하면서 인근 지자체가 반발하는 등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시는 현재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에 기대는 중이다.
대구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민선 8기 들어 대구시가 신공항 건설, 취수원 이전 등 역점사업의 실현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정책 결정을 하면서 전망을 어둡게 했다"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물러나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 지금 핵심 사업들의 향배는 결국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나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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