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D-30] ⑦ 트럼프 2기 첫 APEC…다자주의 재확인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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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D-30] ⑦ 트럼프 2기 첫 APEC…다자주의 재확인 가능할까

연합뉴스 2025-09-28 07:01: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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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선언 협상 진통 예고…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공동선언 도출 불발 전례도

다자무역 위기 속 '최소한의 공통분모' 찾을지 관심…의장국 한국 역할 중요

APEC 앞둔 '정상회의장' 경주화백컨벤션센터 APEC 앞둔 '정상회의장' 경주화백컨벤션센터

(경주=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1일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장으로 쓰이는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HICO) 전경. 2025.8.21 psi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APEC의 본령이자 세계 무역질서를 떠받쳤던 자유무역주의가 어느 때보다도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열린다.

세계경제 중심축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들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자국중심주의 파고 속에서도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은 한 달여 기간 이어질 정상회의 합의 문서 협상은 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내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이에 앞서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최종고위관리회의와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가 진행된다.

의장국인 한국 정부는 21개 APEC 회원 정상들의 합의 문서인 가칭 '경주 선언' 도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자 간 무역체제에 대한 지지, 아태지역 무역 자유화라는 APEC의 전통적 지향점을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담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의 문구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강해지는 와중에도 지난해 페루, 2023년 미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간 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이 도출됐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고율관세로 글로벌 무역 체제를 뒤흔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APEC 정상회의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다자주의 지지 등의 문구에 제동을 걸며 '비호혜적' 무역 환경을 시정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할 공산이 크다.

다자간 무역체제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중국은 이런 미국에 맞서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상선언 문안 도출에 상당한 진통이 빚어질 수도 있다.

APEC은 컨센서스(만장일치) 방식으로 의사 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21개 회원 중 한 나라라도 반대하는 문구는 공동선언에 들어갈 수 없다. 끝내 공동선언 합의에 실패하게 되면 의장국이 자신의 권한으로 발표하는 의장성명으로 대신하게 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이던 2018년 APEC에 전례가 있다. 당시 WTO 개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입장차로 인해 APEC이 정상급 회의로 격상된 이래 처음으로 공동선언 도출이 불발됐고, 의장국인 파푸아뉴기니가 의장성명을 발표하는 것에 그쳤다.

APEC 2025 통상장관회의 APEC 2025 통상장관회의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15일 오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 2025 통상장관회의 개회식에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5.15 jihopark@yna.co.kr

올해 APEC 정상회의 '기상도'를 엿볼 수 있는 리트머스는 지난 5월 제주에서 개최됐던 APEC 통상장관회의다.

당시 APEC 통상장관들은 무역 이슈 진전을 위한 WTO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 채택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히 지난한 협상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질서의 현주소를 감안한 듯 '글로벌 무역체제가 직면한 근본적 도전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는 내용이 공동성명에 담기기도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미·중 전략경쟁, 러·우 전쟁, 중동 불안, 다자주의 약화, 트럼프 2기 이후 첫 통상 관련 고위급 다자회의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이슈에 대한 회원경제체 간 지형이 변화하면서 합의 도출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당시 회의를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규범 확산'에서 '자국 우선주의와 실리 확보'로 전환되는 주요국의 정책 기조 변화가 "APEC의 만장일치 기반 합의 도출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상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립하는 입장 간 접점을 찾고 컨센서스를 만들어 낼 의장국 한국의 역할이 이런 상황 속에서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회원들의 합의 도출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 입장"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번 APEC에서 인공지능(AI) 협력과 인구구조 변화 대응이라는 의제를 새롭게 제시하고 논의를 주도하려 하고 있다. APEC이 마주한 '미래 도전'에 초점을 맞춘 이들 의제가 회원국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새로운 촉매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 대상이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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