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며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산업 혁신 동력을 책임지는 중견·중소·스타트업·벤처기업은 한국 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산업 혁신 지표를 형성하고 경제 역동성 엔진 역할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로봇용 센서 전문기업 에이딘로보틱스는 기술 상용화와 시장 확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에이딘로보틱스의 2024년 매출액은 20억원을 넘어 전년 매출인 12억9000만원 대비 100%에 가까운 성장을 달성해 이들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요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투자 유치에도 성공을 거뒀다. 2022년 4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2024년 9월에는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누적 투자액 200억원을 달성했다. 당시 라운드는 국내 대표 로봇 기업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도했으며 투자사 명단에는 CJ대한통운, 삼성넥스트, GS벤처스 등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가진 대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같은 투자 유치 흐름은 재무적 투자의 의미 외에도 에이딘로보틱스의 기술이 각 산업의 미래 혁신에 필수적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는 증거다. 에이딘로보틱스는 투자금을 인력 채용, 제품 개발, 양산 설비 확충, 글로벌 시장 개척 등 외형 확장을 위해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딘로보틱스의 경영 철학은 ‘사람과 로봇의 보다 더 안전한 작업과 공존’이라는 핵심 비전으로 정리된다. 로봇이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드는 도구가 돼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최혁렬 교수와 이윤행 대표의 공동 경영 체제다. 50대 이상의 연륜을 가진 최 교수는 오랜 연구를 통해 축적된 기술적 깊이와 전문성을 제공하며 30대인 이 대표는 사업적 감각과 젊은 세대의 감성으로 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각과 소통 방식을 존중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독특한 리더십 모델을 구축했다.
최혁렬 교수와 이윤행 대표의 공동 경영 체제는 에이딘로보틱스의 경영 철학을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윤행 대표는 “공동 창업자 간의 신뢰와 서로의 다른 시각을 존중하는 문화가 회사의 성공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문화가 조성돼 있다. 오전 11시~오후 4시를 코어타임으로 한 유연근무제, 자유로운 연차 및 휴가 사용, 개인별 복지 포인트 지급, 풍부한 간식 제공 등 기술 인재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고 워라밸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술 기반 성장을 지속하는 데 필수적인 R&D 역량을 강화하고 구성원들이 회사 성장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에이딘로보틱스는 공식적인 ESG 보고서를 발간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핵심 사업 모델 자체가 사회적 가치(S)와 깊이 연결돼 있다. 에이딘로보틱스의 기술은 사람과 로봇의 안전한 공존을 목표로 한다. 이는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로봇 관련 사고를 예방하고 작업자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과 같다.
또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수술 보조 로봇은 고령화와 의료 인력 부족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이 로봇 핸드는 의료기기 생산의 위생성과 품질 안정성을 보증하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기준을 충족하도록 제작돼 의료 혁신을 위한 기술적, 윤리적 책임감을 보여주는 사례다.
CJ대한통운과의 물류 솔루션 공동 개발 또한 물류 산업 효율을 높여 사회 전반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형태의 작업 환경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 이처럼 에이딘로보틱스는 안전이라는 핵심 가치를 기술에 내재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에 기여하는 길을 걷고 있다.
에이딘로보틱스는 국가 로드맵 핵심 파트너이자 압도적인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서 휴머노이드 시대를 선도할 채비를 갖췄다. 정밀 제어가 필수적인 의료, 물류,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시장으로의 확장은 안정적인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또 새로운 분야인 수술용 로봇 손 개발은 에이딘로보틱스의 기술이 제조용 센서 제조라는 틀을 넘어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선도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에이딘로보틱스는 독자적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영업망 구축은 여전히 큰 도전 과제다.
또한 로봇 시장의 기술이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엣지 컴퓨팅 및 AI 내장 센서와 같은 미래 트렌드에 끊임없이 대응해야 한다. 이는 지속적인 R&D 투자를 요구하며 공격적 투자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난제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로봇 안전 문제는 사회적 수용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리스크다. 에이딘로보틱스는 기술적으로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넘어 로봇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병행해야 한다.
20여년간 축적된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탄생한 에이딘로보틱스는 로봇의 ‘감각’을 책임지는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고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딘로보틱스의 기술은 제조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의료 혁신에 기여하며 사람과 로봇의 안전한 공존을 실현하는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제조 AX 얼라이언스’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고 굴지의 대기업들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것은 에이딘로보틱스가 한국 로봇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구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이미 다가온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문을 여는 가장 중요한 열쇠, 즉 로봇에게 ‘느끼는 능력’을 부여하는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에이딘로보틱스의 미래는 거대한 시장의 흐름과 국가적 정책, 사회적 신뢰라는 복합적인 변수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에이딘로보틱스의 다음 발걸음이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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