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담당자 측이 타후보 비방 댓글 등 작성 권유…고이즈미 "재발 막겠다"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선거 캠프 관계자의 이른바 '댓글 공작' 시도로 곤경에 빠졌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선거 캠프에서 홍보를 담당했던 마키시마 가렌 의원 사무소는 같은 진영 소속 국회의원 사무소 등에 온라인 콘텐츠에 댓글을 달아 달라고 의뢰하는 메일을 보냈다.
마키시마 의원 측은 댓글 예시로 "이시바 총리를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하다", "사이비 보수에 지지 마" 등을 제시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를 만나 퇴임을 설득했다는 성과 등을 칭찬하도록 하는 한편, 강경 보수 성향이자 강력한 경쟁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염두에 두고 비방 글을 올리도록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주간지 보도로 이러한 댓글 공작 시도가 알려지자 관련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저 자신도 몰랐다고는 해도 총재 선거와 관련된 것이므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마키시마 의원을 홍보반장에서 물러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 캠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언급한 뒤 "같은 일을 다시 하지 않도록 긴장감을 갖고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사히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이번 선거의 축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사태가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 선거 캠프는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 진영에서는 항의문을 보내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당분간은 관망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을 지원하는 한 의원은 "우리가 당원 표를 압도적으로 많이 획득하면 결선 투표에서 지지 의원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내달 4일 실시되며, 투표권은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에게만 있다. 출마자는 모두 5명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치른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지지 의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원 대상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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