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 매장에 줄 선 보따리상…롯데면세점, 거래 ‘선별 재개’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소공동 매장에 줄 선 보따리상…롯데면세점, 거래 ‘선별 재개’

투데이신문 2025-09-27 09:56:31 신고

3줄요약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중국인 고객들이 구매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에 중국인 고객들이 구매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롯데면세점이 올해 초 다이궁(보따리상) 거래를 대폭 축소했다가 최근 다시 일부 거래에 나섰다. 회사는 여전히 수익성 중심 기조를 유지하며 선별적 거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보따리상은 면세점 매출 확대를 이끌어온 주요 고객층이다. 대량 구매를 통해 재고를 소화해 주고, 화장품과 패션 품목에서는 안정적인 수요를 보장했다. 그러나 기업형 보따리상은 규모가 커질수록 페이백과 송객 수수료 요구가 늘어났다. 지난 2022년 면세업계 전체 송객 수수료는 4조원을 웃돌았다. 업계 전반에서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고, 롯데면세점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올해 초부터 매출 확대보다 수익성 안정화에 방점을 찍으며 거래 축소에 나섰다.

27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보따리상이 차지했으나, 올해 1월부터 거래를 줄이면서 지난달 기준 보따리상 매출 비중은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불과 1년 전 5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거래 중단을 선언한 적은 없고, 수익성이 확보되는 범위에서만 운영해 왔다”며 “매출 감소보다 수익성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기조를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보따리상은 여전히 면세업계의 주요 고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에는 개점 직후부터 중국인 관광객과 보따리상이 뒤섞여 있었다. 샤넬, 디올 등 프리미엄 브랜드 매대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3년 차 보따리상이라는 한 남성은 “아침마다 이곳에 온다”며 “여기서 구매를 마치면 다른 면세점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도 같은 브랜드 제품을 살 수 있지만 한국 면세 가격이 더 저렴하고, 현지 소비자 신뢰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하루 평균 4~5곳의 면세점을 오간다는 그는 곧장 다른 매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장 안쪽에서는 2인 1조로 움직이며 주문을 넣는 보따리상의 모습도 관찰됐다. 이들은 현장에서 쇼핑백을 바로 채우지는 않고, 결제를 마친 뒤 별도 수령 절차를 통해 물품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의 거래 재개를 여러 시각이 나온다.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대폭 줄이면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매출 외형이 줄면서 보따리상에 전략적으로 거래문을 열었다는 평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은 여전히 면세업의 큰 손으로, 현실적으로 거래를 완전히 끊기는 어렵다”며 “천차만별이긴 한데, 어떤 이는 많게는 하루 수억원을 쓴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 재개에 따라 출혈 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면세업계는 오랫동안 수수료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왔다. 기업형 보따리상일수록 요구 조건이 커지고, 면세점 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이 국내에서는 부정적 이미지로 비치지만 실제로는 중국 내 하나의 유통 채널 역할을 한다”며 “화장품 수요가 특히 높고, 최근에는 K패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단체 관광객이 회복세에 들어서면 보따리상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과 사드 여파로 위축됐던 단체 관광이 정상화되면, 보따리상이 대신해온 수요가 관광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 유입이 늘면 보따리상 의존도는 줄어들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기조를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9일부터 시행되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에 따라 면세점 고객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