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스파크 튀는 연구를 합니다”
-고전압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 주목받는 신진 연구그룹
-알고리즘 활용, 출력추정 기법 연구 기대
-기술의 국산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연구
고전압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는 반도체 장비, X-ray, 공기정화, 수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지만 국내 기술 기반이 취약해 수입의존도가 큰 분야다. 국내 기술 기반이 취약하다는 건, 관련 연구그룹이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한데, 고전압을 다루다 보니 연구 환경 조성에 제약이 커 관련 연구를 다룰 수 있는 국내 연구그룹은 손에 꼽는다. 기술의 국산화, 후학 양성이 시급한 분야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요구된다. 이 가운데 최근 차세대 전력 변환 장치 연구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신진 연구그룹이 있어 찾아가 봤다. 국립한국교통대 송승호 교수는 국내에 몇 안 되게 고전압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를 다룬다는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스파크가 튈 것 같은 열정과 집중력을 발휘하면서도 차분하고도 다부지게 묵묵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송승호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도교수님과 선배들이 개척한 연구 이어받아 차세대 기술 이끌기 위해 노력
기자의 취재 요청에 송승호 교수는 “석사과정 학생 2명과 함께 고전압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연구 분야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신진연구자인 그가 취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우리나라에서 연구 인프라가 열악한 고전압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 연구를 알리고, 그의 첫 제자들인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관련 분야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2024년 3월 국립한국교통대 부임 전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도시철도 차량 및 고속철도차량의 추진시스템을 연구했다. “KTX의 전원 시스템의 무게와 크기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했습니다. 그중 차세대 전력 변환 장치로 불리는 반도체 변압기 개발 경험은 국립한국교통대 임용에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라며 송승호 교수는 “지도교수님께서 국내 고전압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 연구를 개척하셨고 저도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게 됐습니다. 이 분야는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한데, 지도교수님을 비롯해 선배들이 많은 시행착오 끝에 확보한 노하우와 기술들을 토대로 저는 비교적 수월하게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자신이 관련 분야 연구를 할 수 있게 도움 준 지도교수님과 선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송 교수도 선배들의 도움으로 연구자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됐기에 자신도 후배들의 길을 터주는 선배가 되고 싶었을 것이다. 이에 그는 대학교수로서 연구와 후학양성의 발을 내디뎠다.
“극한 조건에도 신뢰성이 확보된 전원장치를 설계하는 연구실”
고전압 전력 변환 연구실을 꾸린 송승호 교수는 영어로 Advanced Research in Converter 랩으로 줄여서 ARC. Lab이라고 소개하며 “영문 연구실명과 동음이의어인 Arc는 고전압 분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데, ‘아크’가 발생하면 스파크와 함께 전원장치에 심한 손상을 주게 됩니다. 이처럼 극한의 조건에서도 신뢰성이 확보된 전원장치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스파크가 튀는 연구를 하는 연구실은 스파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며 기술의 국산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실은 최근 국제학술대회에서 출력추정 기법 연구로 우수논문상을 받았고, SCIE 급 국제저널 게재도 확정하며, 연달아 기쁜 소식을 알렸다. “전원장치의 출력을 직접적으로 측정하지 않고 정확히 추정하는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이 기술을 고전압 전원장치에 적용하면 크고 무거운 고전압 센서를 대체할 수 있어 더욱 작고 가볍고 저렴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성과는 연구실 구성원들의 끈기와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실은 이번 연구성과인 출력추정 기법 이론 연구를 마무리하고 실증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원장치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모의하여 1차 검증 후 고전압 시스템을 구현해 실제 고전압 사용 환경에서 최종 검증할 계획입니다. 해당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지역 기업체와 연계해 9월부터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기술의 국산화에 이바지할 학생들을 모집합니다
송승호 교수는 “고전압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를 연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연구실은 국내에 몇군데 되지 않습니다. 이에 학생들에게 다양한 연구 기회를 제공해 관련 분야를 경험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으며, 더 관심을 두고 대학원에 진학해 저와 같이 해외 의존성이 높은 기술의 국산화 연구라는 사명감으로 연구해나갔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학위논문 주제였던 양극성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다. “양극성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는 양극과 음극 두 가지 극성의 고전압 출력을 위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어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 중인 기술입니다. 저의 학위논문 주제가 ‘10kV급 양극성 펄스 파워 모듈레이터 연구’였는데 기존 시스템 대비 높은 효율을 달성한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해 상용화 가능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연구그룹이 희소하다는 건 학생들에게 단점이자 장점이 될 수 있다. 연구에 심도를 더해가다 보면 어려운 길을 가는 만큼 그 열매는 달콤하리라는 것이 송 교수의 조언이다.
“저를 믿고 연구실에 합류한 2명의 제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묵묵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문의창 연구원,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구를 즐기는 김평강 연구원이 현재 우리 연구실의 가장 큰 자산이고 연구의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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