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집중한 정용진…‘신상필벌’ 강조한 정유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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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집중한 정용진…‘신상필벌’ 강조한 정유경(종합)

이데일리 2025-09-26 16:20:52 신고

[이데일리 김정유 김지우 기자] 올해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인사는 정용진·정유경 ‘남매회장’이 추구하는 경영 전략의 방향성이 고스란히 묻어져 나왔다는 평가다. 오빠 정용진 회장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합작법인 출범을 앞둔 G마켓과 SSG닷컴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계열사 대표들을 교체하며 ‘안정 속 변화’에 나섰다.

반면 동생 정유경 회장은 취임 이후 첫 정기인사였던만큼 확실한 ‘신상필벌’ 메시지를 던졌다. 내수부진에도 비교적 선방한 백화점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시키되, 실적이 부진한 면세·패션 계열사 대표를 모두 물갈이 했다. 특히 패션의 경우 각 부문별 대표를 교체했고, 그룹 최초 여성 대표를 내세운 것도 특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사진=신세계그룹)


◇계열사 대표 8명 교체…정용진은 ‘이커머스’ 집중

2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이날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선 총 8명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됐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139480) 계열에서는 △G마켓 △SSG닷컴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정유경 회장의 백화점 계열에선 △신세계디에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이 대상이다.

그간 정용진 회장은 수시 인사로 오프라인 유통 분야의 수장들을 교체해왔다.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분야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하는 소기 성과를 거뒀다. 때문에 이번 정기인사에선 이마트의 ‘아픈손가락’인 이커머스 분야에 변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G마켓은 중국 이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을 추진 중이다.

정용진 회장의 선택은 알리바바 출신인 제임스 장 대표의 영입이었다. 장 대표는 알리바바의 동남아 지역 플랫폼 라자다를 경영해 온 이커머스 전문가다. G마켓과 알리의 합작법인을 겨냥한 인사로 풀이된다. 단순 이커머스를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고, 국내 판매자(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이끌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알리바바 측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 대표도 교체했다.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이 주인공으로, 영업망관리(SCM) 전문가로 불린다. G마켓이 알리와 협업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을 노크한다면, SSG닷컴은 이마트와 긴밀한 협업으로 국내에서 신선식품 등 차별화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G마켓과 SSG닷컴의 방향성을 확실히 하면서 이커머스 전반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신세계건설에는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를 구원투수로 보내 반등을 모색한다. 신세계푸드는 임형섭 B2B담당이 새 대표로 선임됐다. 또한 조선호텔앤리조트엔 마케팅 전문가 최훈학 SSG닷컴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 호텔·레저간 시너지를 강화해 경쟁력을 키운다.
박주형 (주)신세계 대표(왼쪽)와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의 첫 인사…백화점은 힘 싣고 패션·면세는 물갈이

올해 신세계그룹 인사는 정유경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더 집중됐다.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단행하는 첫 인사인만큼, ‘회장 정유경’이 그리는 경영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계열은 올해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 계열사 대표들의 물갈이 인사가 예상됐다.

하지만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엔 힘을 실어줬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백화점 실적 자체는 주춤했지만, 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끌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센트럴 대표이사도 겸직을 시키는 등 강한 신뢰감을 보였다.

올해 그룹내 사장 승진자 2명이 모두 백화점 계열에서 나왔는데 그중 한명이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다. 정유경 회장의 남편이기도 한 문 대표는 사장 승진과 함께 신세계라이브쇼핑도 겸하게 됐다. 일각에선 문 대표의 사장 승진이 그룹의 ‘성과주의’ 인사 기조와 결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오너가’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측면도 있다.

반면 면세(신세계디에프), 패션(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모두 교체했다. 면세사업의 경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높은 수준으로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계약을 하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희 총괄회장의 최측근이기도 한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새 대표로 발탁해 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70대인 이 대표는 과거 스타벅스를 장기간 경영하며 안정화 시킨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룹내에서는 ‘해결사’로 불린다는 후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임 대표로는 김덕주 해외패션본부장이 내정됐다. 김 신임 대표는 그간 쌓아온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장기화하고 있는 패션사업의 부진을 반등시킬 중책을 부여받았다.

정유경 회장의 젊은 인재 중용도 눈에 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1부문 대표에 1980년생인 서민성 대표를, 코스메틱2부문 대표로 1985년생 이승민 대표를 내정했다. 이 대표의 경우엔 신세계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남매간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바 있다. 때문에 향후 정용진·정유경 회장간 계열사별 인사 색채도 점차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시도를 자주 하는 정용진 회장이 최근까지 다양한 인사 변화를 꾀했다면, 비교적 안정감을 중시하는 정유경 회장은 향후 어떤 색깔을 보여줄 지 업계의 관심사”라며 “정유경 회장의 경우 백화점, 면세, 패션 등 사업군 전반이 부진한만큼 이를 개선시키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마켓 제임스 장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대대적 조직개편도, 사업별 영업조직 재편

신세계그룹은 정기인사 단행 후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추진했다. 이마트는 기존 지원본부를 재무와 지원본부로 재편했다. 사업부도 기존 3개에서 4개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노브랜드 사업부를 각각 운영한다. 백화점 부문인 ㈜신세계는 뉴 비즈(NewBiz)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다. 임원 직속 추진체계로 운영된다.

신세계그룹은 사업별 영업조직을 재편하고 일부 부서는 대표 직속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이마트의 판매 담당 수는 5개에서 7개로 늘린다. 트레이더스 역시 판매담당 구성을 기존 1개에서 2개로 나눴다. 또 전략마케팅본부 산하에 E B2C사업담당이 신설됐으며, 컴플라이언스담당과 SCM담당은 대표직속으로 이동했다.

이커머스 사업인 SSG닷컴은 기존 그로서리, 패션&뷰티, 라이프&컬처 조직을 영업 1, 2담당으로 재편했고, ESG담당의 명칭은 고객서비스담당으로 바뀌었다.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는 MD총괄, 영업/마케팅총괄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MD와 물류담당을 통합하고 영업, 마케팅 기능을 재정비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부문별 대표 체제를 구축한다. 코스메틱 부문을 기존 레이블 체제에서 전면 개편해 부문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코스메틱 1부문엔 뽀아레, 스위스퍼펙션, 연작, 로이비, 아이엠 등을 두고, 코스메틱 2부문엔 비디비치, 어뮤즈를 뒀다. 또 뷰티부문 브랜드 수출 담당은 각 조직으로 기능을 이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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