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감시 파문 직격탄···MS, 이스라엘군 서비스 중단

마이크로소프트.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스라엘 국방부와 일부 군부대에 제공해 온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중단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감시에 자사 기술이 활용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행동으로 분석된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25일(현지 시각)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성명을 통해 “언론 보도의 일부를 뒷받침하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일부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와 AI 구독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 국방부와 논의를 거쳐 서비스 약관 준수를 보장하려는 조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영국 가디언이 지난달 보도한 이스라엘군 8200부대 감시 활동과 직결된다. 해당 부대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통화 수백만 건을 도청·수집해 MS 애저(Azure) 클라우드에 저장, 이를 공습과 군사작전에 활용했다는 의혹이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사용된 애저 저장 용량과 AI 서비스 관련 일부 증거를 확인했다”며 자체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다만 이번 조사 과정에서 MS는 고객 데이터를 직접 들여다보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스미스 사장은 “프라이버시 보호는 회사 신뢰와 직결되는 가치”라며 고객 데이터 무단 접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MS 내부 반발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일부 직원들은 자사 기술이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침공 과정에 활용됐다며 사내 행사에서 시위를 벌이고 본사 로비와 경영진 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참여 직원 일부가 해고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국제사회가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 악화 속에 글로벌 기업들의 이스라엘 거래에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MS의 이번 조치는 향후 글로벌 IT 기업들의 기술 윤리·거래 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