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직썰] 광화문서 외친 ‘주 4.5일제’…금융노조 총파업, 동력은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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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직썰] 광화문서 외친 ‘주 4.5일제’…금융노조 총파업, 동력은 약했다

직썰 2025-09-26 13:53: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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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에서 총파업을 진행했다. [직썰 손성은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에서 총파업을 진행했다. [직썰 손성은 기자]

[직썰 / 손성은 기자] 시중은행이 소속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예고대로 총파업에 나섰다. 이들은 주 4.5일 근무제 도입, 실질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3년만에 총파업을 강행했지만, 참여율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노조 지부별 입장차와 노조원 간 연령, 업무 차이가 총파업 동력 약화로 이어졌다.

◇26일 총파업 강행…4.5일제 도입·실질임금 인상 요구

26일 금융노조 총파업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됐어야 할 총파업은 경찰의 현장 공간 확보, 영상 송출 문제로 지연됐다. 총파업은 당초 계획보다 30분 늦은 11시 30분에서야 시작됐다.

이날 김형선 금융노조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숙제하는 세상이 아닌 축제하는 세상을 줘야 한다”며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로 우리는 4.5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총파업에 참석한 노조원들은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실질임금 인상, 4.5일제 쟁취”라는 구호를 반복했다.

총파업 시작 이후에도 현장에선 빈자리가 곳곳에서 보였다. [직썰 손성은 기자]
총파업 시작 이후에도 현장에선 빈자리가 곳곳에서 보였다. [직썰 손성은 기자]

◇곳곳에서 동력 약화 흔적…예상보다 낮은 참여율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지만 동시에 동력 약화의 흔적도 보였다. 당초 노조는 전체 10만명의 노조원 중 최대 8만명의 총파업 참여를 기대했다. 하지만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빈자리가 곳곳에서 보였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노조의 참여율이 예상보다도 낮았다. 노조 간부를 제외한 일반 노조원 기준 KB국민은행 50여 명, 하나은행 40여 명, 우리은행 60여 명 정도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전체 금융노조 투표 당시 투표율이 50%에 미치지 못해 노조 간부들만 참석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애초부터 최대 예상치인 8만명이 참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며 “QR 코드를 이용한 출석 체크로 실제 참석 인원을 파악해봐야겠지만, 2만명대 수준이었던 지난 2022년보다는 참석 인원수가 많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는 핵심 의제로 '주 4.5일제 도입'을 내세웠지만, 노조원 사이에선 의견이 갈렸다. [직썰 손성은 기자]
금융노조는 핵심 의제로 '주 4.5일제 도입'을 내세웠지만, 노조원 사이에선 의견이 갈렸다. [직썰 손성은 기자]

◇내부 결속 부족…4.5일제 두고 의견 분분

예상보다 낮은 참여율로 우려되던 고객 피해는 없었다. 집회 장소인 광화문 인근 시중은행 영업점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는 없다”며 “총파업 관련해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원간 이견이 저조한 참여율의 원인이다. 금융노조는 “최대 의제는 4.5일제 도입”이라고 역설했지만, 노조원 사이의 입장차는 뚜렷했다.

총파업에 참여한 한 노조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업무 강도가 높다”면서 “0.5일이라도 노동시간이 단축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노조원은 “실질임금 인상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금융노조가 말하는 고객을 위한 4.5일제 도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상보다 낮은 총파업 참여율로 우려됐던 고객 불편은 없었다. 26일 오전 11시께 금융노조 총파업 현장 인근 시중은행 영업점. [직썰 손성은 기자]

◇고임금 노동자 시선…사회적 합의 필요해

노조는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4.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난관이 예상된다. 사측과의 협상은 물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여론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고임금 노동자’로 보고 있다. 아직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4.5일제 도입을 선제적으로 요구하는 금융권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이날 총파업 현장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고객 불편을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며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자기들 마음대로 근무 시간 단축을 요구하면 누가 좋게 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총파업 현장에선 노조원들의 함성은 뜨거웠지만, 은행 창구와 시민들은 평온했다. 노조는 ‘노동시간 단축’을 화두로 제시했지만 4.5일제 도입 동력 확보에는 실패했다. 내부 결속과 사회적 공감대 없이는 노조의 4.5일제 도입 요구는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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