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시행사 부산도시공사에 부과…1·2심선 부산도시공사 승소
부담금 부과 기준 시점 놓고 다툼 "준공 검사일"vs"부지조성 시점"
대법 "사용목적 필요한 정도 공사 완료돼야 사실상 개발 완료"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부산 해운대 엘시티 개발부담금 산정을 두고 벌어진 법정 공방에서 대법원이 부산도시공사의 손을 들어준 하급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6일 부산도시공사가 해운대구를 상대로 낸 개발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관광시설용지의 사실상 개발이 완료된 날은 실시계획에서 정한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기반시설공사까지 완료된 때를 의미한다"며 해운대구에 유리한 판단을 내놨다.
소송의 쟁점은 해운대구가 엘시티 사업의 토지를 개발한 부산도시공사에 2020년 6월 부과한 개발부담금 333억8천만원이 적정한지였다.
이 과정에서 부담금 부과 기준시점을 놓고 다툼이 일었는데, 준공검사일을 기준으로 할지 토지를 개발해 사업자에 넘긴 시점을 기준으로 할지가 관건이 됐다. 대법원은 기준이 되는 '개발 완료일'이 토지만 개발한 시점이 아니라 '필요한 정도의 기반시설공사까지 완료된 때'라고 봤다.
개발부담금은 사업의 이익이 모두 개발자에게만 돌아가 부동산 투기 분위기가 조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시행자 또는 토지 소유자로부터 이익금의 25%를 거둬들이는 제도다.
해운대구는 엘시티 준공검사일인 2019년 12월 30일을 기준으로 지가를 5천167억원으로 감정평가하고 이에 따라 개발부담금을 333억8천만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부산도시공사는 개발부담금 산정은 늦어도 부지조성 공사가 완료된 2014년 3월을 기준으로 해야 하고, 그 지가는 '처분가격 예외규정'에 따라 감정평가가 아닌 처분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환수법상 처분가격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인가를 받는 경우 예외적으로 처분가격을 지가로 인정하는데, 부산도시공사가 앞서 부산광역시장의 승인을 받아 토지를 처분했단 것이다. 처분가격은 2천336억원 규모로 감정평가로 산정한 지가(5천16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부산도시공사가 2020년 9월 낸 소송에서 1, 2심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1, 2심은 개발부담금 부과 종료시점은 토지(관광시설용지)의 사실상 개발이 완료된 날로, 그날은 부지조성 공사가 완료된 2014년 3월로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처분가격 예외규정에 따라 처분가격을 기준으로 지가를 산정해야 한다는 부산도시공사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정당한 개발부담금 산정을 위해서는 준공검사일이 아닌 사실상 개발완료일인 2014년 3월을 개발종료 시점 지가로 정하고, 용지 매매대금(처분가격·2천336억원)과 비교해 적은 금액을 지가로 정해 개발이익을 산출해야 한다"는 게 1, 2심 결론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3년 넘는 심리 끝에 "부지조성공사만 완료된 2014년 3월 16일을 개발이 완료된 날로 보고 이를 부과종료시점으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며 부산고법에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관광시설용지의 '사실상 개발이 완료된 날'은 사업 실시계획에서 정한 관광시설용지로서의 사용목적에 부합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기반시설공사까지 완료된 때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엘시티 사업이 단순 대지 조성 목적이 아니라 계획적 단지 또는 시가지 조성으로, 관광휴양시설 등을 건축할 수 있는 용지를 조성하는 것인 점, 그 밖에 주차 수요 대응과 주변 녹지, 보행 통로와 연계 등을 위해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것인 점 등을 볼 때 부지 조성만으로 용지 개발이 사실상 완료됐다고 볼 수는 없단 것이다.
대법원은 나아가 하급심 판단과 달리 처분가격을 기준으로 지가를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물리쳤다.
대법원은 부산도시공사 주장의 배경인 '부산광역시장의 매매대금 승인'은 "행정청이 처분가격을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준공 전에 미리 처분대금을 수령하는 것을 승인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예외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처분가격 예외규정은 국가 또는 지자체가 주택가격 안정 등 필요에 의해 처분가격을 승인하거나 제한해 놓고도, 그 처분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종료시점지가를 인정해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개발부담금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는 데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처분가격 예외규정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처분가격 자체를 승인하거나 제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행정청 인가 등 처분으로 토지 처분가격이 결정된 경우여야 하고, 부산시장의 매매대금 수령 승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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