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미 車관세 15% 인하 이어 철강관세까지 논의 중…韓 수출기업 부담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EU, 미 車관세 15% 인하 이어 철강관세까지 논의 중…韓 수출기업 부담

폴리뉴스 2025-09-26 12:23:41 신고

미-EU 무역수장 회동.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집행위원 [사진=연합뉴스]
미-EU 무역수장 회동.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집행위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유럽연합이 최근 미국과의 무역 관계 재정비 차원에서 자동차 관세 인하에 이어 철강 관세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논의 대상으로 삼았다. 만약 물밑에서 협의 중인 내용이 실제로 이행된다면 우리나라 수출업계, 특히 철강과 자동차 분야는 새로운 경쟁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EU는 지난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서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나 관세 정책 조정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틀 전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EU는 자동차에 이어 철강 분야에서도 미국과 협력 방안을 넓혀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올로프 길 집행위원회 부대변인도 "철강 등 전략 부문에서 관세 인하와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고, 일정 물량까지는 관세를 낮추고 초과분에는 관세를 매기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와 미국은 앞서 낸 공동성명에서도 "공급망 안정과 과잉 공급 억제를 위한 협력" 차원에서 철강·금속 분야 논의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측은 아직 TRQ 설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본격적인 협상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철강 업계는 이미 미국의 고율 관세 부담을 받고 있다. 미국은 오랫동안 한국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해 왔으며, 일부만 쿼터 혹은 예외 혜택을 받고 있다. EU와 미국의 협상에서 TRQ 도입이 확정될 경우, 쿼터 내 물량만 낮은 관세가 적용되고 초과분에는 높은 관세가 부과돼 국내 업체 입장에선 수출 여건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국내 언론은 미국과 EU의 철강 협정이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 철강사들의 수출 물량 제한과 가격 경쟁력 약화 가능성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통계를 보면 미국 시장에 대한 우리 철강 수출은 관세 적용 이후 수량과 단가가 모두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분야 역시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낮추면서, EU가 철강 부문에서도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면 우리 자동차 산업 역시 경쟁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는 오랫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관세 혜택이 컸기 때문에 이번 조정으로 15% 관세가 적용될 경우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도 "이번 관세 조정은 유럽이나 일본과 비슷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면서도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심각히 보고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철강·자동차 분야 관세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무역장관과 대표단이 직접 미국을 찾아 양국 간 협의를 추진할 계획임을 공식화한 상황이다.

산업계에서는 관세 부담을 줄이고, 시장 충격을 완화할 정책적 지원책을 요구하는 흐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수출금융 지원 확대, 환율 변동 대책, 내수 촉진, 소재 국산화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예를 들어 정부는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한 긴급 유동성 공급과 내수 활성화 대책도 이미 발표한 바 있다. 결국 EU와 미국의 철강 관세 협상이 타결된다면 우리나라 기업, 특히 철강 업계는 이전과는 다른 무역 질서에 직면하게 된다. 관세 부담 확대와 수출 시장 축소 압력에 실제로 마주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협상이 단순하게 흘러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철강사들의 강력한 로비와 정치적인 셈법, 각국의 산업 보호 논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은 협상장이 될 전망이다. EU의 관세 인하가 곧바로 우리나라 기업에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과 정부가 고민해야 할 전략은 첫째, 미국과의 협상 역량을 높여야 한다. 관세 조정 협상에서 한국의 입장을 확실히 밝히고, 미국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둘째, 수출 구조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미국에 수출이 지나치게 집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 셋째, 원가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다. 철강업계는 에너지 절감, 설비 효율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넷째, 내수 시장 기반을 좀 더 튼튼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협업과 연대 전략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EU나 일본처럼 무역에 우호적인 나라들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여러 나라와 함께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외교적 힘을 길러야 할 때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