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연합국은 한국을 독립시키려고 한 일이 없다."
한시준 단국대 명예교수는 광복회 주최로 26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국제학술 심포지엄 '세계사의 보편적 가치와 한국독립운동'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일제가 패망하면, 일제에 이어 연합국이 한국을 통치하려고 했다. 국제공동관리, 신탁통치라는 게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943년 3월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와 영국 외상이 국제공동관리에 합의했던 것을 시작으로 1945년 12월 모스크바3상회의에서는 미국과 영국, 소련이 '최고 5년간 신탁통치'를 결정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 교수는 "그래서 한국의 독립운동은 일제를 상대로 한 것만이 아니라 연합국도 대상이었다"며 "일제에 이어 한국을 통치하려는 국제공동관리 및 신탁통치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운동을 전개했다"고 강조했다.
국제공동관리 반대운동을 전개하면서 카이로 회의에서 '한국의 자유 독립'이라는 문구가 포함될 수 있었고, 당시 세계의 약 80%에 달하는 국가와 민족들이 독립운동을 했지만 전쟁이 끝나기 전 연합국으로부터 독립을 보장받은 건 한국이 유일했다고 덧붙였다.
임시정부는 신탁통치설에 대해서도 즉각 반탁운동에 나섰는데, 이는 국민들과 함께 진행됐고 이후 유엔에서 신탁통치를 거치지 않고 정부를 수립하기로 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고 한 교수는 설명했다.
한 교수는 "한국 독립운동이 갖는 세계사적 위상과 특성은 바로 일제만 아니라 연합국을 상대로도 전개했다는 점에 있다"며 "일제에 이어 한국을 통치하려는 국제공동관리와 신탁통치라는 연합국 시도에 반대하고 이를 막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주제발표에서는 가츠무라 마코토 일본 리쓰메이칸대학 교수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과 '청취서'에 대한 연구 경과를 소개했다.
가츠무라 교수는 "안중근의 동양 평화 구상은 근현대 일본의 동아시아 대외 행동을 성찰하고, 앞으로의 동아시아 상호 이해와 평화 창조를 전망하는 데 있어 동아시아 공동의 사상적 유산"이라고 밝혔다.
lisa@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