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회복과 정상화’ 위한 시간, 진짜 시험대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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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회복과 정상화’ 위한 시간, 진짜 시험대 이제부터

이슈메이커 2025-09-26 08: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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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회복과 정상화’ 위한 시간, 진짜 시험대 이제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12·3 비상계엄 및 탄핵의 여파 속에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이 대통령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선거 이튿날인 6월 4일 임기를 곧바로 시작했다. 이 대통령 본인도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보며 앞으로 “통합의 정치와 행정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부공동취재단/Republic of Korea/Flickr
ⓒ정부공동취재단/Republic of Korea/Flickr

 

개혁에 거침없는 드라이브
‘회복과 성장’을 핵심 기조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무너진 민생·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것을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하고 1호 행정명령으로 비상 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위축된 내수 시장을 정상화하고 미래 성장동력 창출의 기반을 닦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판단이었다. 이에 지난 7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면서 ‘과감한 확장재정’이라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지역화폐 발행 확대, 고효율 가전 환급, 숙박·문화·체육 쿠폰 등 다양한 소비 진작책도 효과가 나고 있다. 금융시장도 화답해 코스피 지수도 연고점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아울러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도 병행했다. 극단적인 여대야소 구도 속에 탄생한 만큼 개혁에 거침없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른바 ‘3대 특검’을 가동해 전 정부에서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 등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나섰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당과의 협의를 거쳐 검찰청을 해체하고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 개편안을 내놓는 등 구조적 개혁에도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상법 개정안과, ‘방송 3법’, ‘노란봉투법’ 등의 ‘개혁 입법’도 잇따라 관철됐다. 이러한 속도전은 현재 166석인 거대 여당의 든든한 화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인사에 있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줬다. 64년 만에 민간인 국방부 장관인 안규백 장관에게 군 개혁을 맡겼고,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 출신 장관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발탁하는 등 ‘실용주의 정부’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하지만 인선 과정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사퇴하고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가 낙마하는 등 검증 시스템에 대한 의문도 남겼다.

 

이재명 정부는 극단적인 여대야소 구도 속에 탄생한 만큼 개혁에 거침없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이재명 정부는 극단적인 여대야소 구도 속에 탄생한 만큼 개혁에 거침없는 가속페달을 밟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통 행보도 주목받았다. 사상 첫 국무회의 생중계를 비롯해 역대 가장 빠른 취임 30일 기자회견, 대통령 주재 타운홀 미팅 등의 사례만 보더라도 소통 방식이 차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면 용산 대통령실 구내식당이나 인근 음식점 등에서 예고 없이 기자들과 식사하거나 시민들을 만나 격의 없이 대화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외교로 눈을 돌려보면 어려운 관문으로 꼽혔던 한·미 관세 협상과 정상회담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양국은 상호관세율 25% 발효 예정일을 앞에 둔 지난 7월 30일(미국 현지시간) 상호관세율을 15%로 적용하되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세부 협상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나 협의 결렬로 25%의 상호관세를 적용받는 사태를 우선 피했다는 점이나 농·축산물 분야 추가 개방을 일단 제외했다는 부분 등에서 ‘최악은 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 역시 일각에서 우려했던 돌발 상황 없이 무난하게 소화했다. 이례적으로 미국에 앞서 일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점 역시 눈에 띈다.

 

어려운 관문으로 꼽혔던 한·미 관세 협상과 정상회담에서는‘선방’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Emily J. Higgins./The White House/Flickr
어려운 관문으로 꼽혔던 한·미 관세 협상과 정상회담에서는‘선방’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Emily J. Higgins./The White House/Flickr

 

여·야 대치 정국 풀고 ‘협치’ 이룰지는 미지수
성과가 있었던 지난 100일이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에게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기 초 개혁의 속도가 유달리 빨랐던 만큼 이에 따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중요 쟁점에 대해 국민 앞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라”고 주문한 것도 ‘세심한 개혁’의 필요성에 무게를 실은 발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의 온도 차를 조정하는 것도 이재명 정부의 주요 과제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원팀’을 외치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 속도전을 강조하는 민주당과 신중론을 펴는 대통령실이 엇박자를 내는 듯한 모습이 잦아지고 있다.


  여기에 특검 수사와 입법 속도전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국회의 대치 전선이 커지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8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구성 합의를 끌어내는 등 소통의 첫발을 내디뎠지만, 실제 협치의 성과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특검 수사와 입법 속도전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국회의 대치 전선이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특검 수사와 입법 속도전에 대한 야당의 반발로 국회의 대치 전선이 커지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외교·안보 분야의 과제들도 산적하다. 한·미 정상회담으로 일단 고비를 돌파했다고는 해도 관세 관련 세부 협상이나 안보 협상 등도 여전히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최근 벌어진 미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한국인 구금 사태처럼 예기치 못한 변수가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양국 동맹에 대한 섬세한 관리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북·중·러’ 밀착 움직임 속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체제 구축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을지도 고민거리다. 이 대통령은 한·미 회담에서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하는 등 북·미 대화의 동력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이렇다 할 호응이 없다는 점에서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하자마자 대북 전단 규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갔으나 북한의 반응은 싸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보며 앞으로 “통합의 정치와 행정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0일을 ‘회복과 정상화를 위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보며 앞으로 “통합의 정치와 행정으로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이런 흐름 속에서 생겨나는 ‘유동성’을 정부가 활용해 대화의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한 하반기 외교무대에서 이 대통령이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오늘부터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4년 9개월은 도약과 성장의 시간”이라며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이제 본격적인 출발선에 선 만큼 대한민국이 힘차게 도약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선장으로 대한민국의 굳건한 저력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며 “지난 100일 동안 성원해주신 것처럼 앞으로도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국가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정청래 대표는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합쳐져 빛의 혁명을 이뤘고 빛의 혁명과 나란히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100일은 A학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민주공화국을 ‘민주당공화국’으로 만든 파괴의 100일로 평가하겠다”고 혹평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은 반경제·반자유·반민생·반민주 정권”이라며 “진짜 성장·미래 성장을 원하는 국민 염원을 그대로 반사하는 정권으로 규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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