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다가오면서 김건희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을 수사해 오던 특별검사팀이 구속된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신병 처리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뇌물죄 적용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전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로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했고, 김 여사 측에는 당장 다음 조사 일정을 따로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김 여사를 상대로 김 전 부장검사가 연루된 '그림 뇌물 의혹'과 관해서는 준비한 신문을 끝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대부분 신문에 진술을 거부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그림 뇌물 의혹'을 알았는지도 함께 추궁했지만 김 여사는 이 역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혹은 김 전 부장검사가 지난 2023년 1월 김 여사의 오빠 진우씨를 통해 구매가 기준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뇌물로 건네며 지난해 총선 공천을 함께 부탁했다는 게 골자다.
김 전 부장검사는 공천에서 탈락했으나 총선 넉 달 후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자리에 앉았다.
앞서 공천개입 사건에 연루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김 여사가 '김 전 부장검사가 조국 수사 때 고생을 많이 했다며 그를 챙겨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은 이처럼 공천과 인사권을 행사하는 특성상 김 여사 뿐만 아니라 윤 전 대통령도 사건의 전모를 알고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를 그림 수수자로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해 전날 소환했는데, 김 여사가 공직자가 아닌 만큼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 입증이 필요하다.
형법상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금품 등을 수수·요구·약속한 경우 등을 벌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불러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소환 시점을 고심하고 있으나 당장 추석 연휴 전에는 현실적으로 조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것은 물론 자신이 기소된 내란 재판에도 계속 불출석하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실패했던 김건희 특검팀에 대해서는 방문조사조차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설령 윤 전 대통령을 강제로 조사실에 앉히더라도 조사를 거부하던 그에게 유의미한 진술을 끌어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형사소송 절차상 피의자에게 진술 기회를 부여할 필요성도 있어 고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당장 김 전 부장검사의 구속 만기도 고려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피의자는 1차례 연장을 포함해 구속 첫 날을 포함한 최장 20일 안에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지난 18일 구속된 김 전 부장검사 사례에 적용하면 추석 당일인 다음달 7일이 만기일이다.
통상 수사기관은 구속 만기가 연휴라면 그 전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특검은 연휴가 시작되기 전 김 전 검사를 먼저 기소한 뒤 진상규명을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이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럴 경우 특검은 김 전 부장검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일단 기소한 뒤 추후 재판이 시작되면 공소장을 변경해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고심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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