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토픽 대리응시' 또 적발…K열풍에 수요 폭발, 관리는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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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토픽 대리응시' 또 적발…K열풍에 수요 폭발, 관리는 '구멍'

이데일리 2025-09-25 17:05: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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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한국어능력시험(토픽·TOPIK)에서 위조 신분증으로 대리시험을 치르려던 외국인들이 적발됐다. 최근 K콘텐츠의 인기와 더불어 한국어 학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같은 대리시험 사례가 지속적으로 적발되면서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토픽의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 횡행하는 토픽 시험장

25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는 문서위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20대 중국인 여성 A씨 등 3명을 검거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한 대학에서 치러진 토픽 시험장에서 위조 여권을 제시해 응시자 대신 시험을 치르려다 이를 수상히 여긴 감독관의 신고로 현행범 체포됐다. A씨 외에도 같은 시험장에서 위조 신분증을 제시해 대리 시험을 치려던 30대 중국인 여성, 30대 중국인 남성도 적발됐다. 이날 한 시험장에서만 총 3명이 적발된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노원경찰서는 이들 3명을 문서위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고 사건은 지난 17일 서울경찰청으로 이송됐다. 현재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는 이 사건을 비롯해 동작경찰서와 성북경찰서에서 이관된 토픽 대리시험 관련 유사 사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토픽은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의 한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대표적 시험이다. 시험은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며 국내 대학 입학·졸업, 기업 취업, 체류 자격 취득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종이시험(PBT)과 컴퓨터 기반 시험(IBT) 두 가지 방식으로 시행되고 1~6등급으로 구분해 숫자가 높을수록 의사소통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한다.

응시자 수는 최근 5년 새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2020년 21만 8869명 수준이었던 토픽 응시자는 △2021년 33만 16명 △2022년 35만 7395명 △2023년 42만 1812명으로 빠르게 늘어났고 지난해엔 49만 3287명에 달했다.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부정행위도 계속되고 있다. 2020년 182건이었던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2021년 331건으로 늘었다가 2022년 240건으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2023년 421건, 2024년 414건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이 기간 이번 검거 사례와 같은 대리시험 적발 인원은 150건에 달한다. 올해에도 지난 8월 말까지 21건의 대리시험 행위가 확인됐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대리시험을 요구하거나 응시한 경우 해당 회차 성적은 무효 처리되며 4년간 시험 응시가 제한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대학에 맡긴 고사장 관리…年 ‘12회’ 응시기회, 대리시험 부추겨

이처럼 대리 시도가 끊이질 않는 배경에는 고사장 관리 체계가 부실하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문제 출제와 운영은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이 맡지만 실제 시험 관리·감독은 시행기관인 대학이 담당한다. 대학은 감독관 사전 교육, 고사장 인원 제한(40명), 감독관 2명 배치, 이해관계자 배제 등 일정한 기준을 두고 있지만 이외 부분은 각 대학에 맡겨져 있다.

시험 응시 기회가 제한돼 있다는 점도 대리시험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시험은 국내·외에서 같은 날 치러지는데 PBT와 IBT를 합쳐도 연 12회에 불과해 경쟁이 치열하다. 접수일마다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경우도 잦아 웃돈을 받고 접수를 대신해주는 ‘시험 암표상’까지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당장 비자 연장이나 대학 입학을 앞둔 외국인들이 대리시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러한 문제가 지적되자 교육부는 응시 기회를 확대하고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토픽을 전면 IBT 방식으로 전환하고 시험 횟수를 늘려 2031년부터는 상시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응시기회가 확대되면 대리시험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IT 기업과의 협업으로 인증 방식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와 관련한 올해 최종 협약은 무산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기술 안정성을 확인하며 디지털화 추진 일정·방식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시행기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 적발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외국인 학생 유치를 위해 대학이 고사장 관리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가가 토픽 시험을 대학 등 시행기관에 위임해둔 점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발 건수보다 실제 대리 응시가 훨씬 많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방임하는 기관에는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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