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랍 국가 지도자들을 만나 가자지구 전쟁 종식 및 전후 관리 방안을 제시해 상당수 국가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방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물결에 대응해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지구 합병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고 한다.
24일(현지 시간) 액시오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 참석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지도자들과 다자 회의를 열었다.
자리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도 배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들에게 가자 전쟁 종식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구체적인 가자 전쟁 종식 방안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정상들에게 가자 전쟁을 신속히 끝내야 하며, 이스라엘이 국제적으로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고 얘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 원칙은 ▲모든 인질 석방 ▲영구 휴전 ▲이스라엘 점진 철군 ▲하마스가 배제된 가자 통치 체제를 포함한 전후 계획 마련 ▲팔레스타인인과 아랍·무슬림 국가 병력이 참여한 안보 보장군 ▲가자 새 행정부와 재건을 위한 아랍·무슬림 국가들의 자금 지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일부 관여 등이다.
이러한 원칙은 지난 6개월 동안 논의된 아이디어들을 반영했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제안을 업데이트한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정상들에게 이러한 원칙을 지지하고 가자 전후 계획에 동참해 줄 것을 약속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랍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합병해서는 안 되며, 가자지구 일부를 점령해서도 안 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서안지구 합병을 강행하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관계 정상화인 아브라함 협정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가자지구에 정착촌을 건설하지 않고 알-아크사 사원(예루살렘 내 이슬람 성지)에 대한 현상 유지를 훼손하는 일을 멈추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즉시 늘려야 한다는 점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일부를 합병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회담 말미 아랍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원칙을 지지하며, 전후 계획에도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회담 다음날인 이날 이집트는 트럼프 대통령 계획을 지지한다는 별도 성명을 냈고, 다른 7개 국가 정상도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3일 저녁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이 "유익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다시 만나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아울러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이집트, 요르단 외교장관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우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트럼프 21대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스라엘의 우려뿐만 아니라 역내 모든 이웃 국가의 우려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안지구 합병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도 이러한 계획을 설명하고 따르도록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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