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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상현 부회장은 이날 오전 수원 타임빌라스를 방문했다. 신 회장의 현장 방문 이후 급히 잡힌 일정이다. 그룹 내부에선 이번 회의를 일회성 점검이라기보다 전략 전반의 재정비라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13일 별도 사전 공지 없이 주말 오후 수원 타임빌라스를 찾았다. 현장에는 본사 임원이 아닌 점포 관리자들만 배석했고, 신 회장은 매장 구역과 동선, 체험형 공간 등을 살피며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타임빌라스 프로젝트가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방문은 단순한 점포 시찰이라기보다 현장 운영의 실제 흐름을 확인하려는 차원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후 김상현 부회장의 후속 일정까지 맞물리며 그룹 차원의 점검 흐름이 더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타임빌라스는 정 대표가 주도해온 롯데백화점의 핵심 성장 전략이다. 성장이 정체된 전통 백화점 모델 대신 쇼핑·문화·여가를 아우르는 복합쇼핑몰 형태로 전환해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MZ세대, 가족 고객 등 수요층을 끌어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 대표는 2030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타임빌라스를 13개까지 늘리고 누적 매출 6조 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1호점이던 수원점에는 약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됐고 정 대표가 지주에 직접 보고하며 예산을 확보한 상징적 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폭적인 투자에 비해 이후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매출, 고객 유입, 브랜드 반응 등 주요 지표에서 확고한 개선 흐름이 보이지 않으면서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가 내부적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인근 스타필드 수원 등 경쟁 채널과 비교할 때 점포 트래픽, 체류 시간이 낮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는 개별 점포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롯데지주는 지난 6월부터 롯데백화점을 대상으로 경영상태, 수익 구조, 투자 집행 전반에 대한 정기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타임빌라스 2호점으로 추진되던 롯데몰 군산점의 리뉴얼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연내 영업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지연되며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던 송도점 역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수원 이후 확산을 노리던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그룹 차원의 유동성 우려에 타임빌라스 모델 자체의 사업 동력이 꺾였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룹 역시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롯데지주는 유통 계열사 전반을 대상으로 경영상태, 수익 구조, 투자 집행 등을 아우르는 정기 감사를 진행 중이다. 타임빌라스 운영에 대한 본사 차원의 점검 흐름도 이에 맞물려 진행되는 분위기다. 그룹의 상징적 투자 프로젝트인 만큼, 이번 논의가 향후 전략 재정비나 조직 운영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타임빌라스의 향방이 롯데의 투자 판단 기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의 프리미엄 전략을 이끌며 타임빌라스를 핵심 성장축으로 추진해온 인물”이라며 “이번 논의는 점포 단위의 운영을 넘어 그룹이 지향하는 투자 방향과 복합쇼핑몰 전략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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