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국빈 예우 해줬는데”…트럼프, 유엔 연설서 英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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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국빈 예우 해줬는데”…트럼프, 유엔 연설서 英 비판

이데일리 2025-09-25 15:14: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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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 정치권과 언론이 공분하고 있다. 불과 며칠 전 국빈급 환대를 해줬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영국을 비판해서다. 영국을 콕 집어 지목하진 않았지만 누가 봐도 영국임을 암시, 적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연설에서 유럽을 향해 “(이미) 실패한 국경개방 실험을 끝내야 한다”며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국가를 특정하진 않았으나, NYT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민정책 및 국경개방 문제와 관련해 공개 저격했던 내용을 반복한 것”이라며 명백히 영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어진 연설 내용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을 “끔찍한 시장”이라고 공격하며 “이제 그들은 샤리아법을 적용하려 한다. 다른 나라에선 그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샤리아법은 이슬람의 종교 법체계을 뜻한다. 파키스탄계인 칸 시장이 무슬림이라고 에둘러 비방한 것이다.

칸 시장은 즉각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여성혐오자, 이슬람 혐오주의자임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이런 소름 끼치고 편견 어린 언급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응수했다.

‘배신감’이 영국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영국 정부는 지난 16~18일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국빈 방문에서 호화로운 마차 행렬부터 군악대, 공중분열식까지 총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 찰스 3세 국왕도 윈저성에서 국빈급 예우로 영접했다.

반(反)트럼프 시위도 신속하게 진압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띄지 않도록 매우 신경썼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이민정책 실패로 지옥으로 향하고 있다”는 비방뿐이었다. 영국 입장에선 화려한 의전에 대한 대가가 굴욕적 반전이었던 셈이다.

영국 언론은 일제히 비판 보도를 쏟아냈다. 가디언은 “트럼프의 맹공”이라고 제목을 달았고, 데일리 미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제 정신인가(Deranged)”라고 썼다. 매체들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3월 초 “영국은 30~40년 동안 전쟁을 치르지 않은 나라”라고 폄훼한 전례까지 끄집어내 불편함을 드러냈다.

스타머 총리와 집권 노동당은 비교적 신중한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영국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스타머 총리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충돌보다는 협력을 통한 실리적 관계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선 “동맹이라도 무례한 공격에는 분명한 선 긋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NYT는 “스타머 총리로 하여금 2003년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한 장면처럼 영국 총리가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꾸짖는 순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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