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김치도 ‘5성급’을 내세운 국내 특급 호텔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새로운 수익 창출에 나섰다.
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 김치 수요 증가에 따른 관련 사업 확대가 줄을 잇고 있다.
우선 조선호텔은 지난 2021년부터 김치 사업을 시작해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상승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워커힐 호텔 역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커힐 호텔은 최근 호텔업계 최초로 김치를 미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롯데호텔도 1월부터 이번 달까지 온라인몰 이숍의 롯데호텔 김치 판매량이 지난해 동일 분기 대비 약 80% 증가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호텔 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5월 아코르 계열 호텔 4개를 운영 중인 서울드래곤시티도 김치 판매 시장에 뛰어들며 호텔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된 김치 사업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호텔업계가 앞다퉈 김치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먼저 호텔이라는 5성급의 이미지를 식품에 접목해 내수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의 돌파구를 마련한 데 따른 전략으로 분석된다. 5성급 호텔의 경우 신규 호텔 증축이나 낮은 성급의 호텔을 운영하기에는 고유 아이덴티티가 확고해 이미지 훼손의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 사업 확장의 측면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의 이름을 손상시키지 않고 더 다양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 F&B 사업의 확장이라는 분석이다.
또 사회·소비 환경의 변화도 요인으로 꼽힌다.
전통적으로 김장을 담그던 가구 수가 줄어들고 1·2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가운데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포장김치나 간편식 수요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시기부터 간편하게 집에서 먹을 수 있는 프리미엄 식품이 각광받으며 호텔업계는 F&B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뷔페나 호텔 내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이나 반찬이 입소문을 타 판매 요청이 이루어지자 수요 충족을 위해서 판매에 나서게 된 게 시작”이라며 “코로나19와 같은 객실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호텔이 생존할 수 있는 법을 고민해봤을 때 선택한 것 중 하나가 F&B 사업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급의 이미지에 리스크 없이 더 다양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호텔업계의 기업의 PB상품 출시에 일각에서는 ‘호텔 셰프의 선택’, ‘프리미엄 재료 사용’ 등 고급화 전략 활용해 프리미엄 김치를 비롯한 간편식 시장 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호텔업계가 보유한 브랜드 가치와 고급 식재료, 조리 노하우가 들어간 식품 판매가 이커머스 내 활성화될 경우 기존 식품기업과 경쟁 구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이커머스에 판매되는 프리미엄층을 겨냥한 김치·간편식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통원이나 판매원이 호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상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품이 다각화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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