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고(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유족과 MBC의 2차 교섭이 또다시 결렬됐다. 유족과 시민사회 측의 주요 요구사항인 정규직 전환 요구를 두고 협상이 무산되자 이들은 MBC 규탄 기자회견에 나섰다.
25일 방송·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인권 단체 엔딩크레딧(이하 엔딩크레딧)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부터 상암동에서 열린 MBC와 유족 측 2차 교섭이 약 50분 만에 결렬됐다. MBC 측이 유족 측의 주요 요구사항인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 요구에 대해 철회하지 않으면 협상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다.
엔딩크레딧은 MBC가 교섭에서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가 근로자성이 희박하고 직장 내 괴롭힘과 고인의 죽음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으며 현 기상캐스터 4명에 대해서도 정규직 전환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MBC는 유족 보상이 아닌 소정의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상암 MBC 사옥 앞 농성장에서 18일째 단식 중인 故 오요안나의 어머니 장연미씨는 이날 엔딩크레딧·직장갑질119 등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교섭 거부에 대해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장연미씨는 현장에서 “요안나의 죽음을 외면하는 MBC를 규탄한다”며 “요안나를 기르고 가르친 것이 소정의 위로금을 받기 위해서인 줄 아는 것 같다. 요안나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던 유족을 능멸하고 고인과 동료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금의 MBC는 이미 기득권이 됐고, 기득권으로써 할 수 있는 모든 교만과 오만을 부리고 있는 상태”라며 “우리가 아는 MBC는 민주주의에 앞장서고 모든 사람들이 인격적인 존중을 받는 곳이었다. 그것이 정의롭고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지속가능한 노동 공약을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에 분향소 방문과 유족 만남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9시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1차 교섭에서 MBC는 시장 공개 사과, 추모공간 마련 등에 대해 수용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요구안에 대해서는 임원 회의 등을 거쳐 2차 교섭에서 안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족과 시민사회 측은 MBC에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고인에 대한 명예회복과 예우 ▲사내 비정규직 고용구조와 노동조건 개선 ▲자체 진상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상암 MBC 사옥 앞에서는 ‘정의로운 MBC 만들기 특별전’도 개최됐다. 현장에서는 MBC에 의견을 전하는 대자보, 현장 노동상담등이 이뤄졌고, MBC 노동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형상화한 조형물도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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