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금융권의 총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가 1분기보다 4조 10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자금 공급은 늘었지만, 부실 PF 정리가 가속화되면서 전체 위험노출액이 감소한 결과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해 PF 사업 자기자본비율 상향 등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5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부동산 PF 상황 서면회의'를 열고 지난 6월 말 기준 PF 시장 현황과 향후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 금융권 총 PF 익스포저는 186조 6000억 원으로 3월 말(190조 8000억 원) 대비 4조 1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2분기 신규 취급액이 23조 6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 사업장 정리·재구조화 규모가 더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 12조 7000억 원이 정리·재구조화됐다. 경·공매, 수의계약, 상각 등을 통해 8조 7000억 원이 정리됐고, 신규 자금 공급 및 자금구조 개편 등을 통해 4조 원이 재구조화됐다. 이는 상반기 목표치였던 12조 6000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6월 이후 다섯 차례 진행된 사업성 평가 결과 부실 우려 PF 규모는 총 20조 8000억 원으로 전체 익스포저의 11.1%를 차지했다. 이는 3월 말 21조 9000억 원(11.5%)보다 줄어든 수치다. PF 대출 연체율도 4.39%로 전 분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중소 금융회사(저축은행·여전사·상호금융)의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29.97%에 달해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는 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연체액 증가가 반영된 결과다.
PF 충당금 규모는 전 분기 대비 5000억 원 감소했지만, 유의·부실 여신이 줄면서 손실흡수능력은 61.5%에서 62.9%로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33%에서 11.97%로 낮아졌다. 민간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시장의 급격한 충격 우려는 일부 해소됐다"며 "금융회사들의 자본 확충도 지속되고 있어 리스크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은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도 나선다. 지난해 발표한 '부동산 PF 제도개선방안'의 후속 조치로 PF 사업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은행·증권·보험·저축은행·여전업을 대상으로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수준(예: 20%) 이상 충족하는지 여부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등화하는 방식이다. 건설업계는 시행사별 자본력 격차가 큰 만큼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추가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상시 정리·재구조화를 이어가고, 금융사의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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