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체코, 원전·첨단산업 협력 본격화…"경제동반자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한-체코 경제공동위 [사진=외교부]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6차 한‑체코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양국이 원자력발전 건설 같은 에너지 협력부터 첨단산업, 문화 교류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번 공동위에는 우리나라 외교부의 김희상 경제외교조정관과 체코 산업통상부 데이비드 뮐러 EU 및 통상담당 실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양측은 지금까지의 경제‧통상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어떤 협력을 펼칠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단연 원전 협력이다. 지난 6월, 양국은 체코 두코바니 신원전 5·6호기 건설사업의 최종 계약을 맺고 부지 조사 등 후속 절차에도 착수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에도 이 사업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결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 최근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에서 프랑스전력공사가 제기한 절차적 문제에 대해 가처분이 인용돼 본계약 체결이 일시 중단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도 신속한 해결을 위해 항고와 소송 대응에 나섰고, 체코 정부 역시 장기 지연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와 산업 협력에서는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향이 제시됐다. 아울러 방위산업, 에너지 전환, 수소 기술 등에서도 실질적인 공동 사업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문화와 관광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두 나라를 오가는 직항 노선이 주 7회로 늘면서, 관광 인프라 협력과 문화 교류 활성화에 대한 논의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의 경제 관계 역시 성장세가 뚜렷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양국 간 교역이 약 50억 달러(한화 약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5년 동안 매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고, 자동차 부품과 반도체 등 약 100개의 우리 기업이 체코에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런 흐름이 양국 경제협력의 튼튼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양측은 앞으로도 다자 및 지역 차원에서 전략적인 공조를 넓힐 계획이다. EU와 중앙유럽 내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 진출 전략, 무역‧투자 안전망 마련 등이 핵심 협력 과제로 꼽혔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한국과 체코가 이제는 미래 산업의 기반까지 함께 설계하는 진정한 동반자로 발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뜻깊은 자리였다.

무엇보다 남은 과제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이다. 법적 분쟁이 완전히 해소될 때, 비로소 한국의 뛰어난 원전 기술과 체코의 에너지 수요가 어우러지는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양국은 별도의 실무 협의체를 꾸려 원전 건설 현황 점검, 산업 협력 로드맵 구체화, 문화·관광 교류 프로그램 실행 등 실질적인 후속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협의를 계기로, 한국과 체코가 한층 더 강한 전략적 동맹으로 도약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