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총리는 24일 서울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 때까지 미국에 대한 한국의 투자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미국에 대한 투자 프로젝트가 완전히 중단되거나 공식적으로 보류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많은 근로자가 미국에 입국하거나 재입국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인 근로자들과 그들의 가족이 미국에 다시 입국하기를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잘라 말했다.
김 총리의 발언은 이달 초 미국 조지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급습으로 수백명의 한국인이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이후에 나왔다. 구금된 근로자들은 약 일주일 만에 풀려나 귀국했지만, 이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며 대중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한국 대기업들의 막대한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는 비자 문제는 지난 7월 한미 무역협정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추가 투자 기금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며, 투자 패키지 구성 및 실행 방식을 놓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려 협정 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한국과 미국이 현재 비자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미국과의 투자 약속은 한국 외환보유액의 70%가 넘는 규모”라며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이 없다면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경제 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통화스와프 협정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다만 한국에 상당한 재정 부담을 주는 협정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과의 논의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미국의 요구는 일본의 5500억달러 투자 약속과 유사하다. 협상단뿐 아니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 간 협정은 45일 이내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일본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한다고 블룸버그는 부연했다.
김 총리는 또 자주국방·안보 강화를 위해 향후 10년 동안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3.5%를 언급했는데, 이는 우리가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올해 GDP의 2.32%를 국방비로 지출할 계획이다.
다만 국방예산 증액은 여전히 논의 중이며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조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다음달 예정된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어색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김 총리는 이외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잠재적 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두 지도자의 만남과 관련한 질문에 “예상치 못한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구체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알려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