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신뢰’라는 독자적 경쟁력을 구축하며 새지평을 열고 있다. 특히 의약품과 동일한 수준의 생산 라인과 그에 걸맞은 기술력을 만들어 낸 국내 ODM 기업들을 필두로 공략 범위를 확장하는 추세다.
25일 유안타증권이 지난달 발표한 리서치를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콜마 매출은 2조4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는 1조389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총 매출 규모 역시 2조686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면서 지난해 대비 9.5% 성장할 전망이다.
코스맥스 역시 지난해 2조1661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역시 2조4201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돼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뷰티업계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양사의 비약적인 상승세를 바탕으로 국내 ODM ‘빅2’의 글로벌 점유율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를 이끌어 낸 국내 ODM 기업들의 경쟁력은 다름 아닌 까다로운 품질 관리에서 비롯된다.
의약품 생산 라인에 필적하는 우수한 제조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 제약업계의 품질관리 기준인 GMP(우수제조관리기준)를 적용한다는 점이 신뢰도를 높이며 글로벌 뷰티기업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한국콜마는 국내 최초로 화장품 제조에 CGMP 인증을 도입하며 업계 전반의 품질 기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코스맥스 역시 FDA,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등 각국 규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를 쌓고 있다. 이 같은 품질 관리 역량은 화장품이 의약품 수준의 검증 체계를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K뷰티의 품질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도 기업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다. 한국콜마는 매년 매출의 약 6%를 R&D에 투자하며 지난해 약 1369억원을 기술 개발에 사용했다. 특히 국내에서 유통되는 선케어 제품의 약 70%를 생산하고 있으며 독자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코스맥스는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상용화해 피부 장벽 개선 및 맞춤형 기능성 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ODM 기업들은 품질 관리와 더불어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ODM 기업들은 친환경 패키징, 비건 제품 등 트렌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비건 인증 시스템 구축뿐만 아니라 이슬람 문화권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K뷰티가 전 세계 뷰티 시장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하는 데 큰 영향력을 가진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ODM 기업의 성장에는 국내 인디 브랜드의 약진과도 밀접하게 연관성이 있다. ODM 기업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생산된 인디 브랜드 제품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인기를 얻게 되며 ODM 기업도 덩달아 수혜를 입는 구조로 분석된다.
ODM 기업은 높은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공급하면서 중소 브랜드의 자본력을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인디 브랜드는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함께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 사례도 존재한다. 한국콜마는 ODM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현지 생산 설비를 보유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 코스맥스 역시 일본과 미국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시장을 넓혀가는 추세다. 기존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수출 구조가 미국·유럽·동남아 등으로 확장되면서 K뷰티 산업 전반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강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ODM 기업이 제품 기획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며 “이런 구조가 소비자 신뢰와 로열티로 이어지고 글로벌 시장 확장성에서도 한국만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데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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