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부 예산 연장을 위한 민주당 지도부와 협상을 거부하면서 미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셧다운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막판 협상을 벌여 위기를 넘기는 것이 지난 수십 년 동안의 관례였다.
그러나 셧다운을 1주일 앞둔 24일 현재 양측이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어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각) 트럼프의 관세로 물가가 오르고 연방 공무원을 대규모로 해고한데 이어 발생하는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경제를 추락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경제학자는 “경제가 상당히 취약한 상태다. 탄탄한 시기라면 셧다운이 길어져도 경제가 탈선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추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셧다운이 발생했을 때 국립공원과 박물관이 폐쇄되고 연방 식품 안전 검사가 중단되고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대출과 인허가 업무가 멈춘 적이 있다.
사회보장제도나 의료보장 제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나 새 복지카드 발급 등의 서비스는 중단됐다.
특히 올해는 저소득 가정에 식료품을 지원하는 연방정부의 여성·영유아 지원 프로그램(WIC)에 차질이 예상된다. 백악관 당국자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신규 신청자를 받을 자금이 고갈된 상태기 때문이다.
셧다운이 되면 군인을 포함해 수백 만 명의 연방공무원이 급여를 받지 못한다. 셧다운이 해소될 경우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이들이 겪는 고통이 심각해진다.
통상적으로 연방 정부가 셧다운될 때마다 셧다운이 발생한 분기의 국내총생산(GDP)이 0.1% 줄어든다. 셧다운이 장기화해 피해가 더 커지면 만회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4/4분기에 셧다운이 발생해 5주 동안 이어졌다. 당시 GDP가 2018년 4/4분기 0.1%포인트, 2019년 1/4분기 0.3% 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웰스파고가 분석했다.
당시의 경제 성장 손실은 셧다운 해제 뒤 얼마안가 만회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셧다운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시점에 닥칠 것이며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트럼프의 관세가 경제 불황을 촉발할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았으나 아직 미국 경제는 불황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갈수록 고갈되면서 수입 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노동 시장도 정체했다. 지난달 일자리 증가는 2만2000개에 머물렀다. 트럼프가 이민단속과 대규모 추방을 밀어붙이며 노동력 공급을 줄인 것이 주요인이다.
전략컨설팅회사 EY-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경제학자는 “경제가 얼마나 회복력이 있느냐에 따라 셧다운 충격이 덜 할 수도 있고 더 할 수도 있다. 지금은 우리 경제가 동력을 잃어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보수 싱크탱크 미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경제학자는 셧다운 장기화가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정부 채권 금리가 오른 것이 미국의 정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때문임을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 셧다운이라면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겠지만 장기화하면 미 정부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