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심한 ‘64개국 월드컵’ FIFA 회장에게 직접 공식 제안…남미축구연맹 속내는?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반대 심한 ‘64개국 월드컵’ FIFA 회장에게 직접 공식 제안…남미축구연맹 속내는?

풋볼리스트 2025-09-24 18:00:50 신고

3줄요약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트로피. 게티이미지코리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트로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남미축구연맹 방문단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직접 ‘64개국 월드컵’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표면상 이유는 월드컵 100주년 기념이지만, 남미축구연맹의 더 깊은 속내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24일(한국시간) 해외 복수 매체는 ‘지난 23일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 위치한 FIFA 뉴욕 본부에서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롬 FIFA 사무총장을 남미 측에서 접견했다’라고 보도했다. 남미 방문단은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출신 인사들로 구성됐다.

해당 자리에서 파라과이축구협회장이자 남미축구연맹 회장인 알레한드로 도밍게스는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2030년 월드컵을 48개국이 아닌 64개국 참가로 늘리자는 제안을 전달했다. 64개국 월드컵 논의 자체는 지난 3월 FIFA 평의회 회의에서부터 나왔지만, 해당 의제를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접견에서 나온 제안은 단순한 아이디어 제공이 아니다. 이날 방문단에는 3개국 축구협회장은 물론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야만두 오르시 무루과이 대통령 등도 있었다. 즉 FIFA 회장 접견이 고도로 설계된 행동이자 정치권에서 힘을 실어줄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행사였음을 알 수 있다. 지난 3월 FIFA 평의회 회의에서 최초로 64개국 제안을 꺼낸 이가 이그나시오 알론소 우루과이축구협회장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 회장(왼쪽),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X 캡처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 회장(왼쪽),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 회장.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X 캡처

64개국 월드컵에 대해서는 남미축구연맹을 제외하면 모두 부정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일례로 64개국 월드컵 아이디어가 처음 나올 당시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UEFA 총회 미디어 컨퍼런스를 통해 “월드컵 자체에도 좋지 않고 예선을 고려하면 나쁜 생각”이라며 “나는 그 아이디어를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FIFA와 대립각을 세워온 UEFA뿐 아니라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 회장, 빅토르 몬탈리아니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회장도 공적인 자리에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유독 남미축구연맹에서 64개국 개최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신 보도와 정황을 종합하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남미축구연맹 월드컵 본선 진출국 증가다. 현행 체제에서 남미축구연맹은 10개국 중 최대 7개국이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2030년 월드컵의 경우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가 개최국으로 분류돼 자동 진출하고 월드컵 예선을 통해 최대 4개국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 그런데 2030년 월드컵이 64개국으로 치러지면 진출권 배분에 따라 남미축구연맹 10개국 전원이 본선에 진출하는 길도 열린다.

이는 64개국 월드컵 체제 주장의 근본적인 이유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남미축구연맹에서 베네수엘라가 월드컵 본선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베네수엘라 포함 10개국 전원 월드컵 참가는 도밍게스 회장의 치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남미에서 열리는 2030년 월드컵 경기수를 늘리기 위함이다. 남미축구연맹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을 개최한 이후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번 월드컵을 유치했다. 현재 2034년까지 월드컵 개최지가 정해져있음을 감안하면 56년 동안 2014 브라질 월드컵 외에는 월드컵을 열지 못한 셈이다. 같은 기간 유럽 6번, 아시아 3번, 북중미 3번, 아프리카 2번으로 남미가 가장 적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러한 상황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2030 월드컵 개막전 3경기만 남미에서 치르게 되면 2038년 월드컵을 유치할 만한 명분도 얻기 힘들다. FIFA는 월드컵 개최에 있어 암묵적으로 대륙 순환 원칙을 존중하고 있다. 2034년 월드컵이 사우디아라비아 단독 입찰로 진행된 것도 이러한 영향이 있다. 2038년 월드컵에는 북중미에서 개최를 주장할 가능성이 있고, 남미가 참전하더라도 유럽이나 아프리카와도 원점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국 자체를 늘리면 조별리그라도 온전히 남미에서 치를 수 있게 된다는 게 남미축구연맹의 아이디어다. 64개국 체제가 되면 조별리그 경기는 총 96경기가 된다. 48개국 체제 72경기보다 24경기가 증가한다. 한정된 일정에서 모로코, 포르투갈, 스페인 등 3개국에서만 조별리그를 치르기엔 무리가 있다. 이 경우 이벤트 성격이 강했던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도 조별리그가 온전히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관련해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남미축구연맹은 2030년 월드컵에 편입돼 개막전에 1경기씩 치르는 방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그래서 FIFA에 2030년 월드컵 참가국을 64개국으로 확대하도록 설득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라고 설명했다.

64개국 월드컵에 대한 아이디어는 남미축구연맹을 제외한 여러 대륙 연맹에서 시기상조이자 좋지 않은 생각이라고 언급할 만큼 반대가 심하다. 그럼에도 수익 증대에 골몰하는 FIFA 입장에서는 남미축구연맹의 제안을 고심하고자 한다. 공식적으로 FIFA에 제안된 사안인 만큼 당분간 64개국 월드컵을 두고 뜨거운 논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X 캡처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