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광주 북구가 지역 출신인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의 모교 일대에 조성한 '희망의 거리'(HOPE STREET)가 예산 낭비 사례로 전락하고 있다.
24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구는 제이홉의 모교인 서일초, 일곡중, 국제고를 잇는 삼각동, 일곡동 일원에 희망의 거리를 조성해 올해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꿈과 희망을 모티브로 한 스토리텔링 공간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인하고, 청소년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구비 1억5천만원, 특별교부금 17억원 등 총 19억2천만원을 투입해 3개의 공원에 청소년들을 위한 테마별 공연장, 포토존 등을 만들고 담과 옹벽에는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을 칠했다.
그러나 몇개월 만에 거리 곳곳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만 줄지어 있고 시설은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조성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토존과 조형물은 색이 바래거나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북구는 애초 이곳을 '제이홉 거리'로 명명하려다가 소속사 등 동의 없이 이름을 사용한다는 지적에 'HOPE STREET'로 변경하기도 했다.
북구의회 한 의원은 "주민들을 끌어들일 만한 콘텐츠가 사실상 전무하다"며 "수십억 원의 예산을 썼으나 주민들이 개선을 체감하지 못한다면 재점검을 통해 사업 방향성을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구는 관광 프로그램과 홍보로 거리를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희망의 거리 특색을 살린 3가지의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오는 11월부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댄스 페스티벌도 열어 주민과 청소년이 어우러질 수 있는 거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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