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축제 공연장 화재·사고 상황 가정…25개 관계기관 합동 대응체계 점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24일 부산에서 25개 관계기관 합동으로 대형 복합 재난 대응훈련인 레디코리아 훈련이 실시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부산 강서체육공원에서 열린 훈련에서는 가을철에 대규모 지역축제와 공연이 집중되는 것을 고려, 공연장 내 폭발·화재와 인파 사고가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이 주어졌다.
재난 상황은 지역축제 개막식 도중 공연장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내 관람객이 한꺼번에 대피하며 극심한 혼잡 상황이 벌어졌다.
훈련에 참여한 관계기관들은 이 같은 재난 상황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에 나섰다.
폭발 사고를 알게 된 공연장 직원이 경찰과 소방에 신고하고, 관람객 대피를 위한 현장 요원이 투입됐다. 이어 경찰·소방이 도착해 화재 진압과 질서유지에 나섰다.
하지만 공연장 내부 배기구 고장으로 연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연성 물질로 불길이 번지면서 화재가 확산했다. 일부 출입구가 막히면서 탈출하려는 인파가 한쪽으로 몰려 사상자도 발생했다.
이에 사고 현장에 긴급구조통제단(강서소방서), 현장응급의료소(강서보건소), 통합지원본부(강서구)가 설치됐다. 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안부가 각각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화재가 공연장 전체로 급속히 번지며 대피 과정에서 관람객이 넘어져 압사 사고가 추가로 발생했고, 일부 관람객은 외부 테라스로 대피했으나 탈출로가 없어 고립되는 최악의 상황이 추가로 가정됐다.
구조자 수색을 위해 육군 53사단 특수부대가 투입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강서소방서는 헬기 방수, 구조견·드론 등을 활용해 화재 진압과 정밀 수색을 이어갔다.
경찰은 헬기를 활용해 고립자를 구조하고 긴급차량 통행로를 확보하며 환자 이송을 지원했다.
훈련 상황 속 화재는 공연장 무대와 내부를 모두 태우고서야 진화됐다. 관계기관의 합동 대응에도 모두 10명이 숨지고, 90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났다.
부산시·강서구 등은 사망자 장례와 피해자·유가족 지원을 위해 1:1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고, 전기·통신 복구 및 건물 안전진단 등 긴급 조치를 실시했다.
행안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건의에 따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했다.
지난해 '다중운집 인파사고'가 재난 유형에 포함된 뒤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범정부 합동 훈련이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광용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가을철을 맞아 대규모 행사와 공연이 본격적으로 개최되는 만큼 이번 훈련을 통해 기관별 인파 사고 대응체계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면밀히 살폈다"며 "각종 재난·사고 대응 역량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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