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시간 검색어가 폐지된 후 4년, 비슷한 기능을 내세운 다른 사이트들이 인기 대체재로 떠올랐지만 불투명한 기준과 검증 부재 논란은 되풀이되고 있다.
24일 트래픽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사이트는 ▲네이버 ▲구글 ▲유튜브에 이어 다음이 4위, 나무위키가 7위를 차지했다. 두 플랫폼은 현재 ‘다음카페 트렌드’와 ‘나무위키 실시간 검색어’ 기능을 제공하며 네이버 실검을 사실상 대체 중이다.
네이버 실검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16년 동안 ‘순위 기준 불투명성'과 ‘상업적·정치적 악용’에 대한 잡음이 컸다. 특히 실검이 기업 마케팅에 활용된다거나 이를 미끼로 한 ‘어뷰징 기사’가 쏟아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네이버는 2021년 “능동적인 정보 소비문화 구축”을 이유로 서비스를 폐지했다.
그러나 나무위키와 다음카페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나무위키는 2020년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2024년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과거 네이버 실검과 흡사한 모습을 완성했지만, 지금까지 해당 서비스가 어떤 기준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공개된 바 없다.
‘다음카페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다음 측은 “카페 내 다양한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반영해 회원들이 관심 있어하는 키워드를 자동 점수화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네이버 실검이 폐지된 이유가 ‘불투명한 순위 산정과 조작 가능성’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사이트 역시 같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사이트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실검 서비스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월 한 나무위키 이용자는 “나무위키는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정보를 탐색하는 공간이지만, 실검 도입 후에는 커뮤니티 싸움터로 변질됐다”며 “포털이 왜 실검을 없앴는지 생각해보면 나무위키도 실검을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무위키 관계자는 “모든 서비스에 대해 개인의 취향을 고려하지는 않는다”는 내용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통해 대답을 대신했다.
결국 대중의 ‘실시간 욕구’는 여전히 검증 장치 없는 순위 시스템에 기대고 있어 언제든 새로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정보 포화 시대에 실시간 검색어를 찾는 건 인간의 기본적 욕구”라면서도 “순위 기준이 불투명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는 그것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안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여론 조작의 위험성을 상시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법제 강화보다는 플랫폼과 이용자 간의 소통을 통한 투명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며 “이용자들 역시 표면적인 이슈 소비를 넘어 정보를 읽고 해석하는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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