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좌완 오원석(24)이 드디어 징크스를 깨뜨렸다. 후반기마다 발목을 잡던 불운을 털어내고 시즌 11승째를 거두며 ‘반등 모드’에 들어선 것이다.
지난 시즌 직후 트레이드를 통해 SSG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그는 올해 전반기만 해도 KT의 확실한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7월 초까지 이미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우며 리그 다승 상위권을 지켰고, 평균자책점도 2점대에 안착해 커리어 최고의 페이스를 보였다.
그러나 올스타 휴식기 이후 흐름은 급격히 바뀌었다. 한화, LG를 상대로 연속 무너진 뒤 허리 통증까지 겹치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복귀 후에도 연패는 끊기지 않았다.
결국 후반기 7경기에서 무려 5연패. ‘승운 실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지난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전은 달랐다. 오원석은 6⅓이닝을 던지며 7개의 삼진을 솎아내고,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 구속 147㎞ 빠른 공을 앞세우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히 섞으며 상대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불펜과 타선이 동시에 가세하면서 팀은 7대0 완승을 거뒀고, 그는 81일 만에 시즌 11승(8패)을 신고했다.
이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데뷔 이후 전반기와 후반기 성적이 극명히 갈리던 흐름을 스스로 뒤집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원석은 “후반기에 약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4사구를 줄이려 노력했고, 감독님과 선배들과 대화하며 자신감이 붙었다”며 “끝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3연승 호재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오원석이 지난 경기와 같은 투구만 선보인다면, 막판 순위 싸움에서 결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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