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전문가 10명 중 7명이 현재 시점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달성할 수 없는 과제라고 진단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남북관계 정책방향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전문가 45명 중 한반도 비핵화가 현시점에서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정부 통일정책 8개 핵심 의제 관련 설문조사 결과 한반도 비핵화가 현재 시점에서 불가능하다는 응답이 다수 전체 45명 중 33명(73.3%)을 차지해 '가능하다(8명·17.8%)'와 '잘 모르겠다(4명·8.9%)'는 응답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41명(91.1%)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일부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훈련 시기나 방식을 일부 조정해야 한다(23명·51.1%)'거나 '훈련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한다(18명·40.0%)'는 입장이 '현행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4명·8.9%)'는 견해를 크게 앞섰다.
이재명 정부가 9·19 군사합의 복원 의사를 표명한 상황에서 군사합의와 판문점 선언 등 남북 사이 주요 합의의 이행 법제화·규범화에는 연구자 1명(2.2%)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찬성(35명·77.8%)이나 조건부 찬성(9명·20.0%) 인식을 드러냈다.
동맹 현대화·방위비 방향은 동결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40명·90.9%)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44명(응답 거부 1명) 중 증액을 주문한 연구자는 4명(9.1%)에 그쳐 동결(18명·40.9%)과 축소(22명·50.0%) 응답에 크게 뒤졌다.
전문가 10명 중 7명(71.1%·32명)은 현 정권 기간 전시작전통제권(WT-OPCON·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응답자 중 11명(24.4%)도 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당분간 환수하면 안 된다(2명·4.4%)'는 견해를 크게 앞질렀다.
평화·안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협의 틀로는 ▲북·미협의(16명·35.6%) ▲남·북·미·중 4자 협의체(11명·24.4%) ▲남·북·미·중·러·일 6자 협의체(8명·17.8%) ▲남·북협의(5명·11.1%) ▲한·미협의(2명·4.4%) 등이 꼽혔다.
남북 경제협력(관광·개성공단) 재개는 ▲장기적으로 가능(26명·57.8%) ▲어렵다(10명·22.2%) ▲현 정권 기간 가능(9명·20.0%) 순으로 의견이 개진됐다. '한반도평화부'나 '남북관계부' 등 명칭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통일부 명칭 변경은 불필요(24명·53.3%)하다는 분석이 필요(21명·46.7%)하다는 시각을 눌렀다.
김일한 경실련 통일협회 위원장(동국대 DMZ평화센터 연구위원)은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는 잘 풀릴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통일 불가', '개화 불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면서 "가까이 있을수록 긴장 관계를 유지해서는 우리에게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에 ▲남북합의 이행을 법과 규정으로 제도화할 것 ▲한미연합훈련의 축소나 조정을 기본방향으로 전환할 것 ▲현 정부 동안 전작권 단계적 전환 확정 ▲동맹 현대화의 전략적 유연성 종속을 차단할 것 등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요구가 한국 스스로에 필요한 조치인 동시에 북측에 보내는 긍정적 신호, 미국과 국제사회에 보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의지 표명의 성격을 갖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정현 경실련 정치입법팀 간사는 "남북합의 이행 제도화와 한미연합훈련, 동맹 현대화 등에서 지나치게 양보하고 끌려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 있다"면서도 "지난 정부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극단적 조치를 한 만큼 이를 '양보'가 아니라 '최선의 조치'라는 차원에서 생각하면 좋겠다"고 첨언했다.
설문조사는 전국 대학에 설치된 평화·통일·국방·안보 등 관련 학과 교수진과 대학부설연구소 소속 연구자 12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일까지 2주 동안 이뤄졌다. 서울대·연세대·서강대·통일연구원·세종연구소 등 소속 남북관계·안보·정책 분야 전문가 45명(회신율 35.4%)이 조사에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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