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문해 시화전 대상 '고릴라 할멈은 느림보 학생' 읽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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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문해 시화전 대상 '고릴라 할멈은 느림보 학생' 읽어보니

연합뉴스 2025-09-24 09:58: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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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고사리경로당 이철란 어르신 대상…"글 배우고 시까지 써 기뻐"

'고릴라 할멈은 느림보 학생' '고릴라 할멈은 느림보 학생'

[삼척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척=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온갖 궂은 일은 척척하는 나지만/ 정작 내 이름도 못쓴 가여운 나/(중략) 한글자 한글자 소리내어 읽고쓰니/ 느림보 학생 고릴라 할멈 얼굴에/ 웃음꽃 가득 피어나네."

강원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경로당 성인문해반에 참여하고 있는 이철란(83) 어르신이 쓴 '고릴라 할멈은 느림보 학생'이라는 제목의 시다.

그는 최근 태백시 고원체육관에서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강원인재원, 태백시가 공동 주관한 '청춘만개' 행사의 시화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도내 문해학습자와 문해교사 등 8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삼척시에서는 26명이 참가했다.

그의 시에는 그동안 살아온 고단한 삶의 먹먹함과 한글을 깨친 기쁨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여자로 태어나서 한평생/ 일한테 시집갔어요/ 딸만 보고 살았어요/

온갖 궂은 일은 척척하는 나지만/ 정작 내이름도 못쓴 가여운 나/

고단한 세월 내 얼굴에 내손에/ 자글자글 주름이 드러난 고릴라 할멈이된 지금/

친구따라 온 경로당 학교/ 또박또박 느림보 학생되어/ 연필잡는 학생이 되었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한글자 한글자 소리내어 읽고쓰니/ 느림보 학생 고릴라 할멈 얼굴에/ 웃음꽃 가득 피어나네"

강원 문해자랑 대잔치 '청춘만개' 강원 문해자랑 대잔치 '청춘만개'

[삼척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철란 어르신은 "한평생 여자로 태어나 궂은일만 하며 살아와 한글 공부는 꿈도 못 꿨다"며 "뒤늦게 경로당 수업을 통해 비록 느림보 학생이지만 글을 배우고 시까지 써서 큰 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척시 성인문해 학습자들은 이번에 장려상 1명, 입선 3명, 글응원상 4명 등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화전에서 대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학예발표회에서는 도계평생학습센터 성인문해 1반 송길자 어르신을 비롯한 17명이 실버체조 공연으로 참가해 '꽃보다 청춘상'을 수상해 무대를 빛냈다.

삼척시 관계자는 "성인문해교육의 필요성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문해학습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배움의 기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척시 '청춘만개' 참가자들 삼척시 '청춘만개' 참가자들

[삼척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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