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 이니셔티브…실용적 접근이되 핵 가진 北과 수교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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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이니셔티브…실용적 접근이되 핵 가진 北과 수교 우려도

연합뉴스 2025-09-24 09:50: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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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대가 아닌 비핵화 이전에 관계정상화는 '북핵 인정' 귀결 가능성

北의 비핵화 거부 상황서 '교류 부터'…현실적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유엔 총회 기조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유엔 총회 기조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뉴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9.24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들고나온 이른바 '엔드(END) 이니셔티브'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현실적 접근이라는 평가지만, 자칫 북핵을 용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냉전 종식 방법론으로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엔드(END)'를 제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중단·축소·비핵화'로 이어지는 3단계 비핵화를 제시한 바 있다.

기존 3단계론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집중해 핵시설과 무기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다뤘다면 '엔드'는 대북 관계 전반의 방향성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3단계 비핵화론과 엔드 모두 결국은 북한이 극렬히 거부하는 비핵화에 어떻게 가까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산물로 해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2일 공개된 연설에서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한미일은 김 위원장 연설 이후 개최한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절대 안 된다는 것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확고한 의지를 가진 것 사이에서 정부는 최종 목표는 변함없이 두되 단기간 해결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실용적 방안을 고민하다가 '엔드' 이니셔티브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유엔 총회 기조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유엔 총회 기조연설하는 이재명 대통령

(뉴욕=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9.24
[재판매 및 DB 금지] xyz@yna.co.kr

다만 '엔드'는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의 단계적 구상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남북 교류와 남북·북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여서 논란도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며 교류를 먼저 놓은 의미를 설명한 뒤 "남북의 관계 발전을 추가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외교적 맥락에서 '관계 정상화'는 흔히 '수교'로 받아들여진다.

미국이 핵을 가지고 있는 북한과 수교한다면 이는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과거의 비핵화 담론들에서는 북미 간 수교는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여겨졌다.

가령 2022년 9월 바이든 행정부 시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비핵화 진전 이전에 관계 정상화를 먼저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선언에서도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 '비핵화'가 병렬로 배치됐다. 1∼3번 번호를 달고는 있지만 이행 순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남북관계의 맥락에서도 정상화의 의미를 두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이화여대 북한학과 박원곤 교수는 남북관계에서 정상화의 함의에 대해 "자칫 북한이 말하는 '적대적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정상화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면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엔드'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교류부터 이행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는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키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교류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은 비핵화가 수반돼야 제대로 된 교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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