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활에 밀접한 통신·금융 분야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을 막지 못한 것을 두고 의혹 제기와 부실한 정보보호 체계에 대한 질타가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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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 24일 청문회서 김영섭·조좌진 등 소환
과방위는 이날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5년도 국정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한 후 곧바로 대규모 해킹사고 관련 청문회를 실시한다.
과방위는 청문회에 앞서 증인으로 ▲김영섭 KT 대표이사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황태선 KT 정보보안상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최용혁 롯데카드 정보보호실장 등 6명을 소환한 상태다.
참고인으로는 ▲홍관희 LG유플러스(032640) 정보보안센터장 전무 ▲이종현 SK텔레콤 통합보안센터장 부사장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박상원 금융보안원장 등 4명을 호출했다.
과방위 의원들은 KT와 롯데카드 최고경영자(CEO)를 동시 소환하며 강도 높은 문책을 예고했다.
피해 범위 자꾸 늘어나는 KT, ‘말 바꾸기’ 의혹
이달 초 이용자들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잇따르며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정보 유출 정황이 불거진 KT는 아직 개인정보 유출 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조사 진행 과정에서 추가 정보 유출 가능성을 확인하며 피해 범위가 계속 확대되고 있어 ‘말 바꾸기’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KT는 지난 10일 1차 브리핑에서 불법 기지국 신호를 수신한 고객 약 1만9000명 중 5561명의 ‘가입자식별정보(IMSI)’가 유출됐을 것으로 봤으나, 이후 18일 2차 브리핑에서는 불법 기지국 신호 수신 고객 2만30명이 IMSI뿐만 아니라 ‘단말기식별번호(IMEI)’와 ‘휴대폰번호’까지 유출됐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같은날 밤에는 자체 조사 결과 서버 해킹 의심 정황까지 발견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 접수한 상태다.
과방위 소속 박충권 의원(국민의힘)은 KT가 지난 8월 글로벌 해킹 전문지 ‘프랙’으로부터 제기된 인증서 유출 정황 관련 서버를 폐기했다고 밝혔다가 뒤늦게 해당 서버 로그가 백업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허위 보고 의혹을 던지고 있다.
황정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KT 소액결제 피해 범위가 당초 서울 서남권·경기 일부 지역을 넘어 서울 동작구, 서초구, 고양시 일산동구에서도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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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대주주 MBK 회장 출석 여부 관심
롯데카드 역시 당초 신고한 내용보다 큰 규모의 유출이 확인돼 논란을 빚었다. 롯데카드는 미상의 해커로부터 온라인 결제 서버에 사이버 공격을 당해 약 200기가바이트(GB)의 정보를 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롯데카드 측이 초기 신고 단계에서 밝힌 유출 분량인 1.7GB의 약 100배에 달한다.
롯데카드는 약 297만명의 개인신용정보 유출자 중 신용정보가 제한적으로 유출된 269만명에 대해서는 부정사용 가능성이 없으며, 남은 28만명의 경우에도 부정사용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YMCA 등 시민단체는 고객정보 유출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안을 마련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과방위 청문회 전날인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주최 간담회에 출석해 사과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매일 2만 명 정도 고객들에 대해 카드 재발급을 하고 있어 아주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부정거래 가능성을 축소시키겠다”고 말했다.
정무위 간담회에는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윤종하 부회장도 출석했으나, 과방위의 경우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 상태다. 다만 김 회장은 올해 3월 정무위의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질의에서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어 이날 출석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한편, 국회 청문회와 별개로 기업들은 당국과 구체적인 사고 경위 및 대책 수립을 진행하고 있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KISA와, 롯데카드는 금융감독원 및 금융보안원 등과 사태를 파악 중이다. 민관 합동 조사단은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보 유출 사태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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