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휴가 뒤 타율 0.385 활약 "구단 배려로 아들 볼 수 있었다…보탬 되려 노력"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는 올해 영원한 이별을 겪고, 생명의 탄생을 목격했다.
세상을 떠난 누나, 막 세상에 나온 아들 모두 에레디아에게 힘을 준다.
에레디아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5-0 승리에 공헌했다.
0-0으로 맞선 5회말 2사 1루에서는 상대 선발 김태형의 초구 시속 148㎞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경기 뒤 에레디아는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원하는 코스로 공이 왔다"며 "과감하게 배트를 돌린 게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누나를 떠올렸다.
에레디아의 누나는 암 투병 끝에 눈을 감았다.
SSG 동료들은 5월 24일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 에레디아 누나를 위한 추모 세리머니를 했다.
에레디아는 "누나가 하늘나라로 간 지 4개월이 지났다"며 "오늘 홈런이 누나가 나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아 더 의미가 있다. 하늘에서도 내가 야구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에레디아는 이번 달에 셋째 아이를 얻었다.
SSG 구단은 흔쾌히 출산 휴가를 줬고, 에레디아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떠나 출산하는 아내의 곁을 지키고서 12일 귀국했다.
셋째를 얻은 뒤 에레디아는 26타수 10안타(타율 0.385), 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에레디아는 "구단에서 배려해줘 아들을 볼 수 있었다. 나도 복귀하고 팀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했다"며 "계속해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SSG는 이날 승리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매직넘버는 3이다.
에레디아에게 한 방 얻어맞은 8위 KIA는 1패만 더하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다.
에레디아는 "지금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지금 순위를 오랜 시간 지켜왔으니,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포스트시즌을 더 높은 곳에서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을 향해서도 "오늘도 많은 분(1만9천974명)이 오셔서 응원해주셨다"며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계속 야구장에 찾아와 응원해주신다면 더 많은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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