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황건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3일 "올해는 시장 기대처럼 한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하는데 그게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금리를 결정하라면 개인적으로는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이날 한은 별관 1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와 금융 안정이 상충되는 상황에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금리를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9월 들어 수출은 위축됐지만 예상보다 괜찮고, 소비도 어느정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향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집값과 가계대출 추세를 핵심 변수로 꼽았다. 황 위원은 "가계부채와 집값이 잡혀야 금리를 낮추는 건 아니고, 추세가 중요하다"면서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가 되고 안정적인 추세로 가느냐 아니면 급격해지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규모나 증가 속도는 (주택) 거래 후 한두 달 뒤에 나오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많이 올랐던 그 속도에 대해 조금 더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면서 "이는 모두 금융안정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황 위원은 또 "금리 인하가 집값이나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 결과"라면서 "금리가 내리지 못할 경우에는 대체 수단으로 중앙은행 대출제도 등의 활용 등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3개월인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K점도표) 확대에 대해서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그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정책의 유효성이 제역받는다고 비판됨에도 미래에 대해서 투자자나 소비자의 주체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은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뒤 금리를 점도표에 2개 혹은 3개 점을 찍는 방안을 1년 가까이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개인적으로는 금통위원이 6명이라 2개보다는 3개가 맞는 것 같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민간의 화폐 창출 기능이 있어 굉장히 민감한 부분으로 안전판을 마련해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생각"이라며 "외화가 쉽게 유출된다는 점에서 각 나라의 상황에 맞게 안정적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추진에 대해서는 "위기가 일어났을 때 심리적 안정과 실제 효과도 엄청나다"면서 "향후 통화 조합을 다양하게 해서 스와프를 해야 하는게 맞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에 대해서는 "많을 수록 좋지만 달러를 확충하는 과정에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소비자들 입장에서 논의됐으면 좋겠다"면서 "그 과정에서 거시건전정 정책에 대한 한은의 역할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최근 노동계 금통위원 신설 논의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은 타케팅 할수 없어 거시전문가가 더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은 지난해 2월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이동한 박춘섭 후임으로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현재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 다수인 금통위원회에 다양성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명 직후인 지난해 2월 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13번의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여해 9번의 동결과 4번의 인하 의견을 냈다. 한 차례도 소수의견을 내지 않았으며, 그의 견해는 모두 금통위의 실제 금리 결정으로 이어졌다.
한편, 개별 금통위원 간담회는 2019년 이후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최근 다시 열리고 있다. 박기영·서영경·조윤제 전 위원의 퇴임 간담회를 계기로 부활했다. 지난해 9월 신성환 위원을 시작으로 장용성 위원,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간담회를 개최했다. 황 위원의 이번 간담회는 그 연장선에서 이뤄졌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