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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진입한 중국 기업은 지난 2015년 180개에서 올해 275개로 10년새 52.7% 급증했다. △미국(575개→612개, 6.5% 증가) △한국(66개→62개, 6.1% 감소) 등과 비교해 중국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방증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명함을 내밀 만한 기업들이 오히려 더 줄었다.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들의 합산 매출은 4조달러에서 7조8000억달러로 10년새 95% 폭증했다. 미국(63%), 한국(15%) 등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매출 증가세, 즉 기업들의 성장 속도는 중국이 한국보다 6.3배 더 빨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한때 한국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첨단제조업 속도전’이 이제 중국에 완전히 넘어갔다”며 “전례가 없는 중대 위기”라고 했다.
중국의 힘은 업력은 짧지만 속도는 빠른 신흥 강자들이 원천이다. 1999년 설립된 중국 알리바바가 대표적이다. 알리바바의 2015년 대비 올해 매출 성장률은 1188%에 달한다. 현재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20위권이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BYD(1098%), 텐센트홀딩스(671%), BOE테크놀로지(393%) 등의 매출 역시 확 뛰었다. BYD(1995년), 텐센트(1998년) 등은 모두 1990년대 후반에 설립된 곳들이다.
반면 한국은 최근 10년 사이 새로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진입한 곳은 주로 금융기업들이었다. 삼성증권, 카카오뱅크, 키움증권, iM금융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 등이다. 다만 이들은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사업을 크게 하는 게 아니라 국내 사업 위주로 하고 있어서, 다른 첨단 제조업들과 비교해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미국, 중국처럼 다양한 업종에서 무서운 신인 기업들이 빠르게 배출되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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