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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국 언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신생아 자폐증 위험을 매우 높일 수 있다고 의사들에게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은 좋지 않다”며 “고열이 심하면 등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여성들은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을 제한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말했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으로 이뤄진 해열진통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소아와 성인의 해열 진통에 널리 사용되며 국내에서도 이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단일제 및 복합제로 허가받은 제품은 총 1060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내 의료진은 아직 인과관계가 뚜렷한 근거가 나오지 않은 점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임신 초기 고열이 태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들며 무조건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병수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초기 고열이 지속하면 신경관 결손 등 태아 기형 위험이 증가할 수 있고 이후 임신 기간에도 고열은 태아의 심박 수 증가, 자궁 수축 촉진,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신 중 열이나 통증이 있을 때 가장 먼저 권장되는 약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의약품인데, 다른 성분의 의약품은 이미 밝혀진 위험들이 있기 때문에 복용 어려우며 적정 용량을 단기간 복용 시에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약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장기간 고용량 사용 시 신경·행동 관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하지만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상급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 내용 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않아 확답이 어렵다”면서도 “성인이라도 임신부 고열을 그대로 둘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응급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뿐만 아니라 식약처도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타이레놀 관련 발표에 대해, 앞으로 해당 업체에 이에 대한 의견 및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관련 자료 및 근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가 타이레놀 제조사·수입사가 될 것인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의약품 제조사 전체인지에 대해 식약처는 답변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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