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에 '광릉' 지명 표기…국내 버섯 중 첫 사례
(포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광릉숲에서 콩꼬투리버섯 신종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신종은 '광릉콩꼬투리버섯'(Xylaria gwangneungensis)으로 이름 붙여졌으며 국내 버섯 중 학명(學名)에 지명이 표기된 첫 사례라고 국립수목원은 설명했다.
이 버섯은 참나무류 고사목에서 자라는 검은색 목질성 자낭균류다.
크기는 약 5㎜이며 짧은 대 위에 둥근 머리 모양을 지닌 독특한 형태를 띤다.
자낭균류는 표고, 송이 등 담자균류와 달리 대부분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낙엽과 고사목을 분해해 영양 순환을 돕거나 나무와 공생하는 숲의 숨은 일꾼이다.
대표적인 자낭균류 버섯은 식용인 트뤼프(트러플)와 곰보버섯, 약용인 동충하초, 맹독성인 붉은사슴뿔버섯 등이 있다.
국내에 기록된 버섯은 총 2천302종이며 약 30%인 707종이 광릉숲에 자생한다.
현재까지 국명(國名)에 이곳 지명이 붙은 버섯은 '광릉자주방망이버섯', '광릉민땀버섯', 광릉젖버섯' 등 3종 뿐이다.
그러나 그동안 학명에 광릉이라는 지명이 붙은 버섯은 없었다.
식물 이름은 학명, 영명(英名), 국명 등 세 가지로 불린다. 이 중 학명은 국제적인 약속으로 끝에 발견지역과 발견자나 명명자의 이름이 들어가기도 하며 국명은 나라별로 부르는 이름이다.
광릉숲은 조선 세조의 능림으로 정해진 뒤 560년가량 보호·관리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생태계 보고(寶庫)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신종 광릉콩꼬투리버섯 발견은 광릉숲이 단순히 역사적·문화적 가치뿐 아니라 생물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학술적 보고라는 것을 입증하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강원지역에서 신종 '바늘콩꼬투리버섯(Heteroxylaria aciculiformis)'과 국내 미기록종 '부스러기콩꼬투리버섯(Xylaria frustulosa)'을 발견해 광릉콩꼬투리버섯과 함께 학계에 보고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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