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 서막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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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2025-09-23 15:2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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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 서막 열렸다

인공지능(AI)이 세계 경제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며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고 생산성을 높이며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AI의 능력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류 지능의 확장과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거대 기술 기업들은 주도권 쟁탈전에 속속 참전하며 생성형 AI 시장은 말 그대로 ‘패권 전쟁’의 무대가 되고 있다.

 

ⓒPixabay
ⓒPixabay

 

선두 주자 챗GPT 거센 추격 받아
AI 패권 전쟁은 단순히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미래 경제와 안보, 그리고 인류 문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사활을 건 승부로 치닫고 있다. 현재 생성형 AI 시장은 인공지능 열풍의 시작을 이끈 오픈AI의 챗GPT와 후발 주자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xAI의 그록(Grok)의 3강 체제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각 모델은 저마다의 강점과 전략을 내세우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제미나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글은 AI 주도권 경쟁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글은 AI 챗봇 ‘바드(Bard)’를 2023년 첫 공개한 자리에서 오답을 내는 바람에 망신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제미나이로 리브랜딩 후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며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 6월 ‘제미나이 2.5 프로’를 선보인 구글은 올해 잇달아 신규 모델과 다양한 서비스를 새롭게 내놓고 있다. 제미나이 2.5 프로는 ‘사고(thinking)’ 과정을 거쳐 복잡한 수학, 과학, 코딩 문제 등에서 뛰어난 추론 능력을 발휘한다. 영상 생성 모델 ‘비오3’도 올해 선보였고, 주어진 자료를 팟캐스트로 만들고 정리해주는 별도 서비스 ‘노트북LM’은 올해 모바일로 확장했다. 뛰어난 이미지 편집 능력으로 주목받은 ‘나노 바나나’ 또한 구글의 작품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은 자사 핵심 서비스인 검색마저도 ‘AI 모드’로 인공지능 중심 전환을 추진하는 등 더욱 강력하게 AI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선두 주자로 업계를 이끌어 왔던 오픈AI는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World Economic Forum/Benedikt von Loebell/Flickr
선두 주자로 업계를 이끌어 왔던 오픈AI는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World Economic Forum/Benedikt von Loebell/Flickr

 

  선두 주자로 업계를 이끌어 왔던 오픈AI는 기술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최근 내놓은 최신 모델 ‘GPT-5’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능을 보인 것이다. 일각에선 ‘GPT-5’가 이전 버전인 ‘GPT-4o’보다 오히려 못하다며 기존 모델을 되살리라고 온라인 청원 운동을 벌였고, 오픈AI도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여기에 창업 주축들을 비롯한 핵심 인재 이탈이 계속되고 투자 유치도 어려움을 겪으며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오랜 시간 공들인 AI 코딩 스타트업 윈드서프 인수 역시 최종 결렬됐다.


  하지만 여전히 챗GPT는 주간 활성 이용자만 7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AI 서비스인 만큼 위상은 여전하다. 국내에서도 주간 사용자가 1년 전보다 4배가량 늘었고, 특히 유료 구독자 규모는 같은 기간 3배 이상 증가해 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규모를 이룬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오픈AI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 전 세계에서 열두 번째 지사인 ‘오픈AI 코리아’를 공식 출범했다. 그러면서 오픈AI 코리아는 국내 산업·학계·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국가의 AI 주도형 미래를 가속화하는 ‘AI 대전환’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제미나이 2.5 프로’를 선보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번 모델을 “우리가 만든 최고의 코딩 모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Arthur Petron/Wikimedia Commons
최근 ‘제미나이 2.5 프로’를 선보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이번 모델을 “우리가 만든 최고의 코딩 모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Arthur Petron/Wikimedia Commons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의 그록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너무 ‘안전’하고 ‘정치적 올바름’에 경도되어 있다고 비판하며, 좀 더 자유롭고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AI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록은 실시간 정보 접근성을 강조하며, 특히 엑스(X)의 방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학습하여 시의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인재 영입에 천문학적 자금 투입
AI 기술의 주도권을 쥔 미국의 기술 기업들은 현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AI는 다른 사업군과 비교했을 때 자본 집약도가 더 높은 편이어서다. 미국 테크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 4대 빅테크는 지난해 매출의 평균 17.2%의 자본지출(CapEx)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 모델 구현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구축과 GPU(그래픽처리장치) 구매 등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미국 역시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강력한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Andrea Hanks/The White House/Flickr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미국 역시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강력한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Andrea Hanks/The White House/Flickr


  인재 영입 전쟁도 치열하다. 기업들은 슈퍼스타급 연구자를 영입하기 위해 수천억 원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연구자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CEO나 창업자가 직접 전화를 걸고 식사를 함께하며, 개인 전용기를 띄우는 시대다. 메타의 경우 최근 출범시킨 ‘초지능 연구소(MSL)’에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연구원이 연이어 합류시키고 있다. 올해 공개한 최신 AI 모델이 시장의 실망을 받자 ‘초지능’ 프로젝트로 재기를 노리며 우수 인력 투자에 나선 결과다.


  이러한 움직임은 메타와 같은 소수의 기술 기업만의 일은 아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AI 인재는 어디로 향하는가: 국가 간, 기업 간 치열해지는 AI 인재 확보 경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미국에는 AI 분야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하는 32,000명의 외국인 실무자가 순 유입됐다. 크고 작은 AI 기업들이 실무진까지 싹쓸이해가는 바람에, 전 세계 AI 인재들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천문학적 보상을 내걸고 오픈AI·구글 딥마인드 등에서 경험을 쌓은 핵심 인재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세우고 국가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한국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세우고 국가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실

 

  이처럼 올해 초 ‘딥시크(DeepSeek)’로 파란을 일으켰던 중국의 경우 빠른 속도로 미국을 추격 중이다. 중국의 AI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인데, 중국 상무부는 AI 산업 규모가 2023년 기준 6,000억 위안 규모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인공지능 플러스 이니셔티브’ 사업은 올해 5월 합산 기준 2,770억 위안 규모를 넘어섰다. 각 지방 정부는 매년 예산을 편성해 지역 내 AI 컴퓨팅 플랫폼 국산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미국 역시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강력한 지원을 이어 나가고 있다. AI 연구개발을 촉진하는 ‘AI 연구자원 파일럿’, 기관별 기술 개발 상황을 공유하는 ‘NITRD 프로그램’,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력을 강화하는 ‘CHIPS 국가 첨단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 등에 국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기업들은 슈퍼스타급 AI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수천억 원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Pixabay
기업들은 슈퍼스타급 AI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수천억 원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Pixabay


  한국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세우고 국가 디지털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국가 인공지능 전략 거버넌스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AI를 성장 엔진으로 육성하려는 의지는 분명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는 우리나라가 타국에 비해 뒤처졌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난해 3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비 한국은 1.3년 정도 AI 기술력에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유럽과도 각각 0.9년, 1.0년의 격차가 난다.


  여기에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육성은 고사하고 AI 인재 유출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스탠퍼드 AI 인덱스에 따르면 한국은 AI 인재 유출이 세계 다섯 번째로 심각한 국가다. 스위스 IMD의 ‘세계 인재순위’를 보면 한국은 해외 고숙련 인재의 만족도에서 2023년 47위를 기록했다. 부족한 AI 인프라와 낮은 보상 체계, 경직된 기업 문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AI 산업의 성장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뛰어난 인재가 모이지 않는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인재를 만들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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