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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제철소 2열처리로 가동…후판 생산 2배↑
현대제철(004020)은 당진제철소에 각각 연간 150만톤(t) 생산능력을 갖춘 두 개의 후판공장을 운영 중이다. 후판은 대형 선박 등 조선용 범용재로 주로 쓰이지만, 현대제철은 이를 ‘열처리’ 공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탈바꿈하며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2010년 준공한 기존 1열처리로에 이어 올해 4월 2열처리로를 새롭게 완공했다. 2열처리로 증설로 현대제철의 열처리 후판 생산능력은 연간 15만t에서 30만t으로 두 배 늘었다. 올 하반기 본격 생산에 들어가자 점진적으로 수요가 증가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열처리로는 거대한 ‘찜통’처럼 슬라브를 수백 분간 천천히 달군 뒤 급속 냉각(퀜칭)해 강도를 극대화하고 다시 가열(템퍼링)해 유연성을 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평범한 후판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열처리 후판으로 거듭나게 된다.
천승환 현대제철 후판개발팀장은 “열처리는 단순히 후판을 다시 가열하는 과정이 아닌 소재의 균일성을 확보하는 핵심 공정”이라며 “압력 용기나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방산 분야 장갑차·전차처럼 가혹한 환경에서 쓰이는 제품일수록 열처리 강재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열처리된 후판은 공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 중국도 쉽게 덤핑을 시도하지 못하는 분야다. 천 팀장은 “열처리 후판은 일반 후판보다 부가가치가 월등히 높다”며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해 중국의 저가 공세를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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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열처리로는 기존 1열처리로보다 두꺼운 150㎜ 두께의 제품까지 처리할 수 있어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초대형 플랜트 설비 등 대형화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료 역시 열원을 기존 코크스 오븐 가스(COG)에서 LNG로 전환해 친환경성을 높였다. 천 팀장은 “해상풍력 등 친환경 산업이 확대되면 앞으로 탄소 저감형 강재 사용 요구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세대 액화수소 저장소재 개발도 ‘박차’
열처리 후판은 방산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장갑차와 전차에 쓰이는 강재는 탄환을 막아낼 만큼 단단하면서도 질겨야 한다. 현대제철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장갑차 소재를 국산화해 지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원자력 시장에서도 SMR(소형모듈원전) 확산에 맞춰 관련 강재를 개발 중이며, LNG 추진선 연료 탱크와 육상 터미널 등 영하 196도의 극저온을 견디는 소재도 생산하고 있다.
중동을 중심으로 석유·가스 플랜트 신규 건설과 보수 수요가 늘며 압력 용기, 배관 등 열처리 강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해당 시장은 가혹한 환경에서 강재가 쓰이는 만큼 안전성이 생명이다. 불순물이 많은 원유를 저장하는 설비일수록 조건은 더욱 까다롭다. 천 팀장은 “에너지 플랜트 대형화로 소재가 버텨야 하는 온도와 압력 기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강도와 두께 균질성을 만족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열처리 후판은 일반 후판처럼 연속 생산이 불가능해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 현대제철은 제한된 생산능력 속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집중하며 전략적으로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열처리 후판 시장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양분한다. 포스코가 대량 생산에 강점이 있다면 현대제철은 소량 다품종 생산에 유리하다. 천 팀장은 “최소 주문량을 낮춰 고객사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철강업계의 다음 과제는 ‘수소사회’다. 수소는 영하 253도까지 냉각해 액화해야 장거리 운송이 가능하다. 기존 상용화된 영하 196도의 LNG보다 훨씬 낮은 온도다. 천 팀장은 “액화수소 저장 소재는 초저온 환경에서도 인성(靭性)을 유지하면서 용접 접합성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파일럿 후판 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7년 이후 수요 대응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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