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4월 9일, 단 하루 만에 사형이 집행된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그날은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기록됐다. 그리고 반세기가 흐른 2025년, 그날의 기억이 다시 전시로 되살아난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재오)는 오는 9월 27일(토) 낮 12시, 경기도 이천 민주화운동기념공원 기획전시실에서 ‘겨울공화국,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 기획전을 개막한다. 별도의 개막식 없이 조용히 시작되는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시대의 겨울, 유신의 그림자
전시 제목 ‘겨울공화국’은 시인 양성우(현 사업회 부이사장)가 1975년 발표한 동명 시에서 따왔다. 유신체제를 ‘겨울’과 ‘한밤중’에 빗대어 표현한 이 시는, 당시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며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 50주기를 맞아,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으로 평가받는 이 사건의 전개와 저항, 그리고 2000년대 무죄 판결을 통한 명예 회복 과정을 조명한다.
전시 구성과 주요 내용
전시는 △프롤로그 △1부 ‘겨울공화국, 유신정권의 전개’ △2부 ‘조작된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3부 에필로그로 구성된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70년대 유신 반대 투쟁: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 김대중 납치 사건, 개헌 청원 100만 인 서명운동, 민청학련 사건 등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전개와 사형 집행
구명 운동과 진상 규명 과정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 안장된 희생자 8인 포함, 관련 열사 15인 소개
피해자 가족들이 미국 카터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애니메이션 영상 ‘아버지를 위한 두 소년의 편지’
특히 2부에서는 미국 카터 대통령 도서관 소장 편지와 희생자 가족의 편지가 최초로 공개되며,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도 함께 상영된다.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전시 개막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민주 광장에서 ‘2025 민주화운동기념공원 합동추모제’가 열린다. 2022년부터 매년 이어지는 이 추모제는 민주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자리다.
이재오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국가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잃었을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성찰의 장”이라며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음 세대와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정보는민주화운동기념공원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학식기자 hsjo@justeconomi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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