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진영 기자] 시대와 도시, 인간의 심연을 시(詩)의 숨결로 치밀하게 파고드는 공연 '서울의 밤'이 또 한 번의 진화를 맞이한다.
이 작품은 올해 6월 대학로에서 세계 초연을 시작으로, 8월에는 대부도 바다 앞 Sea Art 무대를 통해 극장을 벗어나 대자연으로 확장됐다. 이어 9월에는 한국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복궁 서촌 정종미 갤러리 한옥에서 인간의 진실을 마주하며, 삶의 현실을 뜨거운 숨소리로 관객 앞에 선다.
◇ 전통과 현대의 격돌, 새로운 장르의 탄생
경복궁 서촌의 한옥 갤러리는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한국적 정체성과 현대적 실험이 교차하는 예술의 용광로다. 기와와 마루, 나무 기둥과 흙벽의 숨결 속에서 펼쳐질 이번 공연은 한국적인 뿌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무대 언어로 재탄생한다. '서울의 밤'은 전통예술의 울림과 한옥의 공간성, 그리고 배우들의 숨·춤·시(詩)가 맞부딪치며 새로운 장르의 K-예술을 만들어낸다.
'서울의 밤'은 무대가 옮겨갈 때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진화해왔다. 6월 대학로 초연에서는 날것 그대로의 강렬함으로 도시의 심연을 드러내며 숨·춤·시의 첫 선언을 알렸다. 8월 대부도 공연에서는 바다와 바람, 별빛을 배경으로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호흡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번 9월 경복궁 서촌 무대에서는 한옥이 지닌 시간성과 전통적 결을 품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세계적인 예술 언어로 확장될 예정이다.
◇ 문정수의 K-예술 선언, 미래를 향하다
월드와이드 아트그룹 '프뉴마티콘 카리스마' 대표이자 '서울의 밤'의 창작자 문정수(작가.연출)는 기존의 연극 문법을 거부하고 숨·춤·시의 입체파동으로 인간 실존의 심연을 드러내는 방식을 제시해왔다.
그는 “'서울의 밤'은 공연이 아니라 진정 살아내는 뜨거운 숨소리이며, 완전히 새로운 예술의 선언이자 이미 도래한 미래의 형식”이라고 말한다.
무대에 서는 배우들은 세계 최초의 ‘숨춤시’ 아티스트 김나윤, 윤관우, 김한상, 김하영이다. 이들은 20여 년간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예술적 내공을 쌓아왔고, 문정수 연출과 함께 대학로의 소극장에서부터 대부도의 바닷가, 그리고 이번 서촌의 한옥에 이르기까지 연극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무대를 확장해왔다. '서울의 밤'은 단순한 연극이 아니라 장르를 해체하고 다시 세우는 예술적 운명 그 자체라고 그들은 말한다.
한옥의 숨결 속에서 배우들의 몸은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를 잇는 숨결과 시의 언어로 존재한다. 기와지붕 아래 흘러내리는 어둠, 나무 기둥을 울리는 숨소리와 몸짓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한국적 시간성이 세계 예술사의 무대 언어로 변모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숨·춤·시의 입체파동으로 직조된 이 작품은 관객에게 감각적 체험을 넘어 인간 실존의 심연을 해부하는 근원적 예술의 숨결을 전하며, 삶과 생명에 대한 가장 순수한 물음을 던진다.
'서울의 밤'은 결국 한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향해 뻗어나갈 새로운 예술의 카리스마다. 9월 경복궁 서촌 한옥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는 한국적 뿌리를 넘어 세계적 언어로 자리매김하며, 예술사에 ‘서울의 밤’이라는 또 하나의 파동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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