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스라엘에 경고…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빌미로 서안 합병 안 돼”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뒤, 이스라엘이 이를 빌미로 요르단강 서안 일부를 합병하는 보복성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유엔 팔레스타인 관련 회의 참석을 앞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게 그런 행동은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 보수 강경 세력은 점령지인 서안 합병 주장을 반복해 왔으며, 최근 서방 주요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흐름이 이런 주장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쿠퍼 장관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두 국가 해법’을 살리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극단주의 세력이 이 해법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며, 영국에는 이를 되살릴 도덕적 책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예루살렘에 있는 영국 총영사관을 대사관으로 격상할 계획에 대해 그는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총영사관은 이스라엘 건국보다도 역사가 오래됐으며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조치와 관련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외교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부의 후삼 좀로트 대표가 자동으로 주영 대사가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쿠퍼 장관은 “그렇게 될 수도 있고, 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직접 대사를 임명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