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에서 활동하던 사기조직 총책 중국 국적의 30대 남성과 조직원들이 대거 경찰에 붙잡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죄단체가입·활동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룽거컴퍼니'의 조직원 25명을 검거하고 국제 공조를 통해 총책 A(31)씨 등 9명은 태국 현지에서 검거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조직 이름 '룽거컴퍼니'는 A씨 예명인 자룡과 형님의 합성어로 추정된다.
캄보디아에서 유사 범죄를 일삼던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태국으로 가 1년 동안 로맨스스캠팀, 코인사기팀, 노쇼사기팀, 기관사칭사기팀 등을 구성해, 한국인 878명을 대상으로 약 210억원을 속여 뺏은 혐의를 받는다.
지난 6월 한 피의자 아버지가 '자식이 감금·폭행 등을 당한다'고 대사관에 신고해, 태국 경찰이 파타야에 있는 한 리조트에서 피의자 20명을 검거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팀은 경찰청 국제협력관·태국 경찰과 공조해 세 차례 태국으로 가 PC,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증거 분석을 통해 A씨 등 7명을 특정하고, 현지 사무실을 확인해 태국 경찰이 피의자 8명과 당시 총기를 소지하고 도주 중이던 A씨를 검거했다.
최초 검거된 20명은 지난 8월께부터 강제 추방 등으로 차례대로 신병이 확보됐다. 2차로 검거된 A씨는 법무부를 통한 긴급인도 구속청구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경찰은 다른 8명 역시 국내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은 중국 국적의 총책 A씨와 본부장 3명, 한국 국적의 각 팀장과 하부 조직원 32명, 총 36명으로 구성됐다. 한국인 피의자들은 A씨와 함께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 활동을 하거나, 숙식 제공 고수익 아르바이트·카지노 등으로 안내된 구인 광고를 통해 조직에 들어왔다.
현재 조직원 36명 중 미검거 된 중국국적 본부장 2명과 태국에 구금 중인 9명을 뺀 25명이 검거됐고, 이 중 자진 귀국 3명을 포함해 21명이 구속·2명은 별건으로 구속·2명은 불구속된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체계적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자료를 토대로 사기 수법을 학습하고 교육했다. 조직이 드러나는 걸 피하고자 숙소 내 이성 출입을 금하거나, 마약을 하지 못하게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원들의 여권을 수거하고 팀장과 숙소장이 돌아가며 외출·외박·출퇴근 시간·휴대전화 사용 등을 제한해 외부 연락도 차단했다.
단체 워크숍이나 범행 우수자 포상, 총책과 갈등이 있는 조직원에 대한 특수 폭행과 상해를 하기도 했다.
룽거컴퍼니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코인사기, 노쇼사기 등 단일 수법을 이용하던 기존 조직과 달리 '종합 사기조직'이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조직 내 각 팀은 ▲가짜 사이트 리뷰 알바, 돈 입금 미션, 해외 부동산 투자 등으로 피해자를 속이거나 ▲로또 추천 사이트 가입비용 환급, 개인정보 유출 보상 명목으로 가짜 코인을 매수하게 하거나 ▲음식이나 물품을 구매하겠다고 한 뒤 공범이 납품 업체를 가장하거나 ▲피해자 명의 계좌가 사건에 연루됐으니 가짜사이트를 통해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속이는 등의 방법으로 범행을 일삼았다.
경찰에 따르면 수법별 피해 규모는 ▲로맨스스캠 676건 131억원 ▲로또 사이트 보상 명목 34건 21억원 ▲비상장주식 이용 156건 55억원 ▲노쇼 9건 1억원 ▲기관사칭 2건 3억원 등이다. 피해자는 주로 20~30대로 10만원부터 6억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총책이 태국 현지에서 검거되며 조직은 실질적으로 해체됐다고 설명했다.
탓차이 피타닐라붓 태국 스캠 TF 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콜센터 조직이 법을 피하는 주요 방식 중 하나가 거주하고 있는 나라를 상대로 사기를 치지 않는 것"이라며 "한국 사람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러 태국법에 위반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한국에 방문해 경찰과 상의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쪽 피해자와 피해액이 어마어마하게 커서 태국에서는 이민법 위반으로만 처리하고 한국으로 이송해서 한국법에 따라 처리하게 됐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 등 7개국이 참여하는 워룸 조직을 생성했다. 앞으로 조금 더 효율적인 단속 방안을 많이 논의하고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브리핑을 진행한 임정완 금융범죄수사2계장은 "태국 경찰과 공조가 잘 이뤄져 신속 대응이 빛난 우수 사례"라며 "아직 국내로 송환되지 않은 모두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해 국제 공조 절차를 거치는 중"이라고 밝혔다.
임 계장은 "앞으로도 다중피해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끝까지 추적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온라인상에서는 모든 것이 거짓일 수 있음을 유의하고, 노쇼사기나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에 대해 경찰청 홍보 사항을 참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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