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뼈까지 먹습니다... '한국의 파라냐'라고 불리는 곤충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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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뼈까지 먹습니다... '한국의 파라냐'라고 불리는 곤충의 정체

위키푸디 2025-09-22 16:5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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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개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물방개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가을 들녘의 벼 수확을 앞둔 황금빛 논 사이로 물이 고인 웅덩이나 작은 하천이 자리했고, 아이들은 통발이나 채를 들고 물속을 뒤지며 번쩍이는 곤충을 찾았다. 매끈한 등껍질에 힘찬 발놀림을 자랑하던 물방개다. 손에 잡히면 매섭게 발버둥 치고, 물속에서는 유영하듯 빠르게 움직여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급격한 환경 변화와 서식지 감소로 개체 수가 크게 줄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물방개는 평소에는 고요히 물속을 헤엄치지만, 먹잇감을 만나면 전혀 다른 본성을 드러낸다. 작은 물고기나 올챙이를 발견하는 순간 무리를 지어 달려들어 뼈까지 남기지 않고 해치운다. 순식간에 먹이를 처리하는 강력한 포식 습성 때문에 가을철 하천에서 관찰되는 모습은 더욱 선명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방개를 ‘한국의 파라냐’라고 불러왔다. 

왜 ‘한국의 피라냐’라 불리는가

물방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물방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물방개(Dytiscus marginalis)는 대표적인 육식성 수서곤충으로, 작은 체구와는 달리 상당한 공격성을 지니고 있다. 단단하게 발달한 턱은 작은 물고기, 올챙이, 각종 수서 곤충을 손쉽게 제압한다. 특히 미꾸라지 같은 물고기를 공격할 때는 뼈마저 으스러뜨리며 살점을 뜯어 삼키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한다. 이런 습성 때문에 물방개는 흔히 ‘한국의 피라냐’라 불리며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부드러운 먹잇감인 곤충 유충이나 올챙이 같은 경우에는 저항할 틈도 없이 통째로 삼킨다. 특히 물속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해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먹이 쟁탈전이 벌어지면 서로 경쟁하듯 달려들어 공격성이 더 높아진다. 이러한 모습은 군집 사냥을 하는 피라냐와 유사해 학계에서도 종종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다.

일부 생태 연구자들은 물방개를 ‘한국 담수 생태계의 작은 포식자’라 부른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곤충 같지만, 수서 환경에서는 상위 포식자 역할을 하며 물고기와 양서류 개체 수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습성과 서식지

물방개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물방개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물방개는 몸길이 3cm 내외로, 물속 생활에 잘 적응한 수서곤충이다. 등은 어두운 갈색이나 흑갈색이며 광택이 있다. 뒷다리는 물갈퀴 모양으로 변해 헤엄에 유리하다. 물속에서는 빠르고 힘차게 움직이며, 먹잇감을 추격할 때는 민첩한 돌진력을 보인다.

호흡 방식도 독특하다. 아가미가 없는 대신 등과 날개 사이에 공기주머니를 두어 공기를 저장한다. 수면 위로 올라와 꽁무니를 내밀고 기문을 통해 산소를 빨아들인 뒤 다시 잠수한다. 이 덕분에 장시간 물속 생활이 가능하다. 호흡을 위해 수면으로 오가는 모습은 거북이와 닮아 관찰하는 재미를 더한다.

서식지는 물이 깨끗하고 다양한 수서곤충이 사는 논, 하천, 연못이다. 과거 농촌 마을의 논두렁이나 개울에서 쉽게 잡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하천 정비와 농업 방식 변화로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산간 계곡이나 보존 상태가 좋은 습지에서만 발견된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이유

물방개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물방개 자료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물방개는 원래 전국적으로 흔했지만 1990년대 이후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다. 논과 습지가 사라지고 농약 사용이 늘어나면서 서식지가 붕괴된 것이다. 유기물이 많은 얕은 물과 수초가 어우러진 환경에서 살아가는데, 이런 공간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물방개도 밀려났다.

2009년 환경부는 물방개를 멸종위기 및 보호 야생동식물 후보종으로 지정했다. 잠시 개체 수가 회복돼 후보종에서 벗어났지만, 서식지 감소가 이어지면서 2017년 다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됐다.

현재는 합법적인 인공 증식을 거쳐야만 분양이 가능하며, 개인이 임의로 채집해 사육할 경우 법적 처벌 대상이 된다. 곤충관이나 생태 체험장에서 관리·전시되는 개체들은 모두 이런 절차를 거쳐 들여온 것이다.

생태적 의미와 연구 가치

물방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물방개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물방개는 담수 생태계의 먹이사슬 꼭대기에 가까운 포식자다. 작은 물고기와 수서 곤충 개체 수를 조절하며 균형을 맞춘다. 이 곤충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담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학계에서는 물방개의 존재 여부를 습지 보존 상태를 가늠하는 지표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물방개의 수영 능력과 호흡 방식은 곤충학 연구에서도 흥미로운 주제다. 뒷다리의 물갈퀴 구조는 인체 공학적 설계 연구에 참고가 되고, 공기 저장 호흡 방식은 수중 로봇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

현재는 곤충관, 생태체험관 등에서만 합법적으로 볼 수 있다. 인공 증식을 통해 개체를 늘리고 있으며,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복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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