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군사력과 국력을 가지고도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를 지적한 가운데, 주한미군을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미국의 비영리 외교정책기구 ‘디펜스 프라이오러티스'(Defense Priorities)’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수석고문을 지낸 댄 콜드웰 전 수석고문은 지난 7월 9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글로벌 군사 태세(Aligning global military posture with U.S. interests)’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주한미군 전력을 50% 이상 줄여 약 1만명의 병력과 2개의 전투비행대대 및 지원병력만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그는 한반도 외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미국이 한국 내 기지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접근을 한국이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이는 미국이 대만 해협 등에서 중국과 충돌할 경우, 주한미군이 개입하는 것을 한국이 반대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한 한국이 재래식 전력에서 북한에 대해 상당한 우위를 갖추고 있어 미국의 지원 없이도 당장 또는 단기간 내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미군의 태세가 너무 공세 지향적이고, 중국 국경과 너무 가까이 접하고 있어 중국의 공격을 억제하기보다 긴장 고조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실제로 분쟁 발생 시 미국의 병력과 자산의 생존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점도 주한미군의 감축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아시아에서 미군의 태세는 역내 패권이 아니라 균형을 지향해야 하고,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고려할 때 미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유지하려는 것은 갈수록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주한미군은 물론 일본, 필리핀, 대만, 유럽, 중동 등 사실상 전 세계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국제문제 분야 싱크탱크인 대서양협의회(Atlantic Council)는 주한미군의 질적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협의회는 지난 9일 ‘주한미군, 병력 규모 넘어 이중 억제 전력으로 재편(Focus on dual deterrence, not headcount, for transforming US Forces Korea)’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주한미군이 2만8500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2008년 약속한 규모”라고 지적하고 “더 이상 2008년의 위협 환경과 군사력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동안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상원이 2026년 국방수권법(NDAA)을 통해 현재 병력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한반도 안보 환경은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이중 억제(Dual Deterrence)’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 북한의 재래식 남침 억제에 중점을 둔 주한미군 태세는 미래 억제 전략의 기초가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대신 북한이 핵과 비대칭 전력을 강화 중이고, 중국은 미국이 마주한 ‘당면한 위협(pacing threat)’으로 부상해 ‘핵 확전(nuclear escalation)’ 가능성을 포함한 복합적 위협이 주한미군 태세의 핵심 분석 기준이 됐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3가지 핵심 축, 즉 항공전력의 현대화와 간소화, 첨단 지상 발사 미사일 보강, 그리고 회복력 높고 보호되는 기반 시설 강화에 집중해 효율적 재편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 가운데 항공전력 재편 방향으로 주한미군은 전투기 전력을 F-35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그중 최소 1개 비행대대는 핵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이중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유인전투기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협력전투기(CCA)의 정방 배치를 위한 최적의 장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 국방부가 병력 감축과 동시에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현재의 F-16 전력을 F-35와 협력전투기로 대체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서양협의회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변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2만8500명 병력 유지라는 오래된 틀에서 벗어나 효율성, 첨단화, ‘이중 억제’ 전력 구축에 집중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재편은 한미동맹 내에서 더욱 강력하고 민첩한 군사력과 전략적 협력 체계를 실현해 미국의 적대국들이 경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국방부가 현재 전 세계 미군 태세를 점검하며 ‘국가국방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NDS)을 수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주장의 분석이 실제 미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컨대 주한미군 규모를 1만명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댄 콜드웰 전 수석고문은 현 국방장관인 헤그세스 장관과 가까웠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실제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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