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B2B 전환' 속도…올해 스마트팩토리 수주 2배 '쑥'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LG전자가 수익성이 높은 기업 간 거래(B2B)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주요 B2B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팩토리 설루션 사업이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가 넘는 수주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산업군의 고객사를 확보해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의 모습.(사진=LG전자)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연간 스마트팩토리 수주액이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7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LG전자 생산기술원 스마트팩토리 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시작했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설루션 수주 규모는 3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 기준으로 이를 이미 뛰어넘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달 초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올해 목표 수주 금액 4000억원의 85%를 이미 달성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공장 설계부터 구축, 운영, 유지보수까지 고객사인 기업들이 제조 공장을 지을 때 종합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설비 관리·품질 검사는 물론 산업용 로봇 적용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술을 투입하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 고객 대부분은 북미에 공장을 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다. 앞서 지난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대규모 미국 투자와 공장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속도를 냈다. 기업들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같은 신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설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미국 얼티엄셀즈 공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현재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설루션 주요 고객사는 이차전지·자동차 부품 기업 등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공장 HL-GA,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테네시 합작공장 등에 LG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다.

LG전자는 향후 반도체, 식음료(F&B) 등 산업군으로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복합물류기업 로지스밸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영역을 처음으로 스마트물류 분야로 확대했다.

북미뿐 아니라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저변을 넓히며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관세에 더해 비자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지 다변화를 고심하고 있다”며 “생산공장 이전 등 흐름이 이어질 경우 스마트팩토리 설루션 사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포함해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B2B 사업 전환을 골자로 한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TV를 비롯해 전반적인 가전 사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수익성 하락에 직면한 만큼 B2B 사업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아울러 TV사업본부로 한정해 진행한 희망퇴직을 최근 생활가전·전장·에코솔루션 등 전체 사업본부로 범위를 넓혀 인력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